MLB 대참사 '10센트 맥주의 밤' 사건 발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1974년 6월 4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4년 6월 4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스타디움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황당한 마케팅 참사가 발생했다. 구단 측이 관중 유치를 위해 기획한 '10센트 맥주의 밤'(Ten Cent Beer Night) 이벤트가 화근이었다.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구단은 평소 65센트에 판매하던 맥주를 단돈 10센트(약 130원)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행사를 열었다. 게다가 1인당 한 번에 6잔까지 구매할 수 있게 했고, 전체 구매 수량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평소 관람객의 두 배가 넘는 2만5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문제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관중들이 이성을 잃고 만취하면서 시작됐다. 초반에는 가벼운 야유로 시작했으나, 술기운이 오른 관중들이 하나둘 필드로 난입하기 시작했다. 한 여성 관중이 심판에게 돌진해 키스를 시도하는가 하면, 알몸으로 외야를 질주하는 남성까지 등장했다. 관중석에서는 폭죽과 오물이 필드로 날아들었다.
난동은 9회말 5대 5 동점 상황에서 극에 달했다. 한 만취 관중이 원정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야수 제프 버로스의 모자를 훔치려다 폭행했고, 이를 본 텍사스 동료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야구 배트를 들고 필드로 뛰어들었다. 이에 격분한 수천 명의 관중이 집단으로 난입하면서 필드는 순식간에 거대한 난투극 장소로 변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홈팀인 클리블랜드의 켄 아스프로몬테 감독마저 상대 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 팀 선수들에게 배트를 들고 진압에 나서라고 명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심판진은 더 이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클리블랜드의 몰수패를 선언했다.
이 사건은 무분별한 사은 마케팅이 어떤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비극적인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구단은 큰 비난을 받았고, 이후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프로 스포츠계에서 무제한 주류 할인 이벤트는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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