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초 여황제 예카테리나 1세 출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1684년 4월 15일

예카테리나 1세 (출처: Jean-Marc Nattier, 1717,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684년 4월 15일, 러시아 제국의 운명을 바꾼 여인 예카테리나 1세가 태어났다. 그는 발트해 연안의 한 농가 출신이었으나, 종국에는 로마노프 왕조 최초의 여황제로 등극했다.

예카테리나 1세의 초년 생애는 베일에 싸여 있다. 그는 뛰어난 미모와 지혜로 표트르 대제의 눈에 띄었다. 1712년 대제와 정식 결혼식을 올린 후 대제의 가장 가까운 조언자이자 심리적 안식처가 됐다. 표트르 대제가 발작을 일으킬 때 그를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예카테리나 1세뿐이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725년 표트르 대제가 후계자를 지목하지 못한 채 서거하자, 예카테리나 1세는 근위대의 지지를 등에 업고 황제 자리에 올랐다. 러시아 역사상 여성이 최고 통치권을 거머쥔 최초의 사례였다. 그의 즉위는 이후 러시아 정치를 지배하게 될 '여황제의 시대'를 여는 서막이 됐다.

비록 재위 기간(1725~1727)은 약 2년간으로 짧았지만, 예카테리나 1세는 남편의 개혁 정책을 계승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1725년 과학 아카데미를 개설하며 학문적 기반을 닦았고, 유럽 열강과의 평화로운 외교 노선을 유지하며 내치에 힘썼다. 또한 전쟁으로 지친 백성들을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군비 지출을 줄이는 등 실질적인 구휼책을 시행했다.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최측근들로 구성된 자문 기구를 만들어 권력 기반을 공고히 했다.

예카테리나 1세는 비록 스스로 강력한 창의적 정책을 펼치지는 못했으나, 표트르 대제의 급진적인 개혁이 중단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완수했다. 농노 출신에서 거대 제국의 통치자가 된 그의 생애는 신분 상승의 극적인 사례로 남았다.

그가 닦은 기반은 훗날 예카테리나 2세라는 거물급 군주가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1727년 5월, 그는 짧은 통치를 뒤로하고 세상을 떠났으나 러시아 역사에 '여제'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각인시킨 인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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