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황영성 화백 별세…향년 84세

황영성 화백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황영성 화백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 현대미술의 원로이자 호남 화단을 대표하는 거장 황영성 조선대 명예교수가 지난 27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세.

고인은 1941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난 뒤 6·25 전쟁 중 광주에 정착, 평생을 이곳에서 활동하며 독보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조선대학교 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69년부터 모교 강단에 서며 미술대학장과 부총장을 지냈다. 또한 2011년부터 3년간 광주시립미술관장을 지내며 지역 미술 행정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1965년 나주 영산포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가족’이다. 초기에는 초가집과 소 등 향토적인 소재를 담은 '회색 시대'와 '녹색 시대'를 거쳤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인류와 자연, 만물로 대상을 확장해 '우주 가족'이라는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완성했다. 특히 소를 소재로 한 그림은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관을 잘 나타냈으며, 단순화된 형태와 리드미컬한 화면 구성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해외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한국 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이러한 공로로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 이인성 미술상, 금호예술상, 황조근정훈장 등을 수상했다.

고인의 빈소는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이며, 장지는 영락공원이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