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콩쿠르세계연맹 회장 "복제의 시대는 끝났다…예술가, 더 모험해야"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예술가는 더 모험해야 합니다. 기존의 것을 복제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관객들은 '새로운 것'을 갈망합니다. 예술가의 개성, 진정성, 독창성. 이 세 가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피터 폴 카인라드 국제콩쿠르세계연맹(WFIMC) 회장은 "지금처럼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청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적은 역사상 없었다"며 젊은 예술가들에게 더욱 대담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는 '비욘드 더 스테이지 2025: 차세대 아티스트를 위한 국제 커리어 포럼'이 열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WFIMC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기관들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한자리에 모인 자리다. 경연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해외 무대 진출을 희망하는 모든 연주자와 음악 관계자를 대상으로 기획됐다.

포럼에는 세계 음악계를 대표하는 기관의 전문가 16명이 패널로 참여했다. 루체른 페스티벌 전 대표 미하엘 헤플리거, 클라이번 콩쿠르 CEO 자크 마르키스, 제네바 콩쿠르 사무총장 디디에 슈노르크, 로테르담 필하모닉·빈 콘체르트하우스 관계자 등 세계 음악계를 이끄는 WFIMC의 핵심 인사들이 대거 방한했다.

카인라드 회장은 이날 '오늘날의 예술적 정체성'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음악 콩쿠르는 과연 예술적 자유와 창의적 개성을 고취하는 데 적합한 무대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모든 것이 손쉽게 복제되는 시대에 아티스트들은 콩쿠르라는 '살아 있는 경험' 속에서 예술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해석과 무대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이 필요하다"며 "예술가는 자신이 믿는 예술적 정체성을 지켜낼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콩쿠르는 음악가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주지만, 그 본질은 우승이 아니다"라며 "이번 포럼이 예술가들에게 실질적인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1957년 설립된 WFIMC는 쇼팽·퀸 엘리자베스·클라이번 콩쿠르 등 전 세계 130여 개 국제음악콩쿠르가 소속된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 경연 네트워크로, 젊은 연주자의 발굴과 국제 무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