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에어컨의 아버지 윌리스 캐리어 출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1876년 11월 26일

윌리스 캐리어 (출처: 100th Anniversary Press Kit - Carrier Corp, 1915,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76년 11월 26일, 윌리스 하빌랜드 캐리어가 뉴욕주 앙골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어컨 발명으로, 인류의 생활 환경 자체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킨 인물이다.

캐리어는 1901년 코넬대학교에서 기계 공학 학위를 받은 후, 히터기와 송풍기 제조사인 '버팔로 포지 컴퍼니'에 입사했다. 이듬해 고객사인 브루클린의 인쇄·출판사로부터 습도와 온도 변화 때문에 인쇄 품질이 불규칙해지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캐리어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기의 온도를 낮추고 습도까지 제어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안개 낀 피츠버그 기차역에서 영감을 받아, 공기를 찬 파이프 위로 통과시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되게 하는 방식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단순히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것이 아닌, 공기 속의 수분량(이슬점 온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획기적인 개념이었다.

1902년, 캐리어는 세계 최초의 현대적 에어컨 시스템을 설계하고 설치했다. 이 기계는 온도와 습도를 모두 제어할 수 있었으며, 이는 '인공 냉방' 시대를 연 최초의 사례였다. 이 시스템은 인쇄소의 품질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 1906년, 캐리어는 '공기 처리 장치'에 대한 특허를 취득, 자신의 발명을 공식화했다.

1915년, 그는 마침내 에어컨을 생산하는 캐리어 엔지니어링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초기에는 주로 산업용으로 사용됐던 에어컨은 1920년대 극장, 백화점 등의 상업 시설에 도입됐다. 특히 1925년 뉴욕의 리볼리 극장에 설치된 대형 냉방 시스템은 대중에게 큰 성공을 거두었다.

캐리어의 발명은 더운 기후 지역의 경제 성장을 촉진했고, 데이터 센터, 병원, 사무실 등 정밀한 환경 제어가 필요한 현대 시설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냉방 기술을 통해 현대 사회의 형태를 재구성한 진정한 혁신가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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