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美 월드시리즈 원년 우승 [김정한의 역사&오늘]

1903년 10월 13일

1903년 제1회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보스턴 아메리칸스(현 보스턴 레드삭스). (출처: Unknown author, 1903,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03년 10월 13일,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보스턴 아메리칸스(현 보스턴 레드삭스)가 미국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첫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됐다.

시리즈 초반 보스턴은 '빅 3' 에이스 중 한 명인 사이 영을 내세웠음에도 1차전 패배를 기록, 1승 3패로 끌려가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보스턴 선수단은 홈으로 돌아와 5차전부터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빌 다이닌과 사이 영의 투혼이 빛났다. 다이닌은 5차전부터 8차전까지 4경기 중 3승을 책임졌고, 사이 영도 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보스턴은 5차전 승리 후 내리 4연승을 질주, 승패를 4승 3패로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0월 13일, 보스턴의 홈구장인 헌팅턴 애비뉴 그라운드에서 열린 8차전(당시 9전 5선승제에서 5승이 채워져 최종전이 됨)에서 벅 프리먼의 활약과 다이닌의 완벽한 피칭에 힘입어 피츠버그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보스턴 아메리칸스는 미국 프로야구 양대 리그의 화합과 공존을 상징하는 월드시리즈의 첫 우승팀으로 기록됐다.1908년 보스턴 아메리칸스는 보스턴 레드삭스로 팀명칭을 변경했다. 이어 1912년, 1915년, 1916년, 1918년에도 월드 시리즈 정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1920년 팀의 스타 플레이어 베이브 루스를 재정상의 이유로 숙명의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후, 보스턴 레드삭스는 86년간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팬들과 언론은 이 불운이 베이브 루스를 라이벌 팀에 팔아넘긴 것에 대한 '저주' 때문이라고 믿었고, 이를 루스의 별명을 따 '밤비노의 저주'라고 불렀다.

이 저주는 마침내 2004년에 깨졌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월드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 무패로 꺾고 86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