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비극 속에 피어난 인도주의적 희망의 불씨" [김정한의 역사&오늘]
1864년 8월 22일, 적십자 탄생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64년 8월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12개국 대표들이 모여 전쟁 부상병 보호를 위한 ‘제네바 협약’을 체결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은 인도주의의 상징, 적십자 운동의 공식적인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5년 전인 1859년 6월 24일, 이탈리아 북부 솔페리노에서는 프랑스-사르데냐 연합군과 오스트리아군이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당시 4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군 의료 체계는 붕괴 상태였다. 스위스 사업가 앙리 뒤낭은 우연히 이 참상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부상병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현지 주민들에게 도움을 호소하며 자발적으로 구호 활동을 펼쳤다.
전쟁이 끝난 후, 뒤낭은 자신이 겪은 끔찍한 경험을 담은 책 '솔페리노의 회상'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국제적인 구호 단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뒤낭의 제안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 제네바 공공복지협회는 그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것이 바로 훗날 국제 적십자 위원회(ICRC)의 모태가 됐다.
이 위원회의 노력 덕분에 12개국 대표들이 제네바에 모여 첫 번째 제네바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 협약은 전시에 군인들이 부상을 입었을 경우, 적군이든 아군이든 상관없이 보호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인도적 원칙을 명문화했다. 또한 의료 요원과 시설, 그리고 구호물자는 중립을 보장받는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적십자 마크는 부상병과 의료진을 식별하기 위한 표식으로 채택됐다. 스위스 국기의 색을 반전시킨 붉은색 십자가는 중립성과 인도주의 정신의 상징이 됐다.
적십자 운동의 시작은 전쟁의 광기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했던 위대한 시도였다. 국가와 인종, 종교를 초월해 오직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다는 적십자의 기본 원칙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전 세계 분쟁 지역과 재난 현장에서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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