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니치 언덕 위 전 세계의 시간이 시작되는 곳 [역사&오늘]

1675년 8월 10일,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 건립

영국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 (출처: The Penny Magazine, 1833,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675년 8월 10일, 영국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가 착공의 첫 삽을 떴다. 찰스 2세의 강력한 의지로 탄생한 이 천문대는 단순히 별을 관측하는 장소를 넘어, 해상 무역과 탐험의 시대를 선도할 영국의 야심 찬 프로젝트였다.

당시 해상 무역의 패권을 다투던 영국은 항해 중 선박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여전히 큰 난제였다. 특히 경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없어 많은 선박이 길을 잃거나 난파되는 사고가 빈번했다. 찰스 2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최고의 천문학자였던 존 플램스티드를 왕실 천문학자로 임명하고, 경도 문제 해결을 위한 천문대 건립을 명령했다.

플램스티드는 그리니치 언덕을 최적의 장소로 선정했다. 이곳은 템스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지대로, 선박의 위치를 측정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천문대 설계는 왕실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이 맡았다. 그는 플램스티드의 요구를 반영하여 망원경과 기타 관측 장비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독특한 건축물을 완성했다.

그리니치 천문대의 건립은 영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천문대에서 시작된 연구는 결국 경도 측정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는 영국의 해상 무역과 군사력 강화에 중요한 발판이 됐다. 또한, 이곳에서 확립된 관측 기준과 시간 측정 방법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그리니치 표준시(GMT)의 토대가 됐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천문학 연구의 중심지이자 세계 표준시의 출발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인류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바꾸는 위대한 여정의 첫걸음이었다.

그리니치 천문대 건설은 영국이 해양 제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리니치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이 천문대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에게 과학과 역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랜드마크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