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다" [역사&오늘]

1911년 7월 24일, 잉카 제국 유적 마추픽추 발견

마추픽추. (출처: Hiram Bingham III, 1912,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11년 7월 24일, 페루 안데스산맥의 깊은 품속에 숨겨져 있던 고대 잉카 제국의 신비로운 유적 마추픽추가 세상에 다시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예일대학교 역사학 교수였던 하이럼 빙엄 3세는 잉카의 마지막 피난처인 빌카밤바를 찾기 위한 탐사 도중, 지역 주민의 안내를 받아 마추픽추에 도달했다. 그는 울창한 식물에 가려져 있던 거대한 석조 건축물들과 정교하게 다듬어진 계단식 밭을 목격하고 경악했다. 그는 이곳이 잉카 제국의 중요한 종교적, 행정적 중심지였음을 직감했다.

마추픽추는 해발 약 2430m의 높은 산 정상에 위치한다. 잉카인들은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침략자들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고, 동시에 신성한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교하게 재단된 거석들은 당시 잉카 문명의 뛰어난 건축 공학적 역량을 보여준다. 태양의 신전, 콘돌의 신전, 인티와타나(해시계) 등은 잉카인들의 높은 천문학 수준과 종교적 신념을 짐작하게 한다.

마추픽추의 용도는 아직 잘 모른다. 일각에서는 잉카 황제의 휴양지 또는 종교의식을 위한 장소로 추정한다. 잉카 귀족들의 거주지나 전략적 요충지였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분명한 것은 마추픽추가 잉카 문명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유적이라는 점이다.

빙엄의 재발견 이후, 마추픽추는 고고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됐다. 또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2007년에는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오늘날 마추픽추는 고대 문명의 지혜와 자연의 웅장함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공간으로 남아 있다. 정글에 덮여 오랜 세월 동안 잊혔던 이 '잃어버린 도시'의 재발견은 20세기 고고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다. 또한 잉카 문명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