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만 명을 죽음으로 내몬 치명적인 인플루엔자 팬데믹 [역사&오늘]

3월 8일, 첫 스페인독감 환자 발생

스페인독감. (출처: Courtesy of the National Museum of Health and Medicine, Armed Forces Institute of Pathology, Washington, D.C., United States, 1918), CC BY 2.5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2.5>,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18년, 3월 8일 제1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인류는 또 다른 거대한 재앙을 맞이했다. 바로 '스페인독감'의 첫 환자 발생으로 치명적인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시작된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명칭과는 달리 스페인독감이 스페인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는 없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유럽 국가들은 전시 검열 때문에 질병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 반면, 중립국이었던 스페인은 언론 검열 없이 질병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보도했고, 이 때문에 스페인독감이 스페인에서 시작된 것처럼 오해를 받게 된 것이다.

사실 가장 유력한 스페인독감 발병 후보지는 따로 있다. 첫째는 미국이다. 미국 캔자스주의 한 군부대에서 환자들이 발생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했으며, 유럽으로 파병된 미군 병사들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둘째는 프랑스다. 프랑스 북부의 한 영국군 병원에서 최초 발병이 시작됐고, 당시 10만 명의 군인들이 치료를 받았던 이 병원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스페인독감의 급격한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학교, 상점, 공공시설 등이 폐쇄됐고, 의료 시스템은 환자 폭증으로 인해 마비됐다. 의료진 부족과 의료 물자 부족은 사망자 수를 더욱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스페인독감으로 인해 1918년과 1919년 사이에 약 1700만~5000만 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며,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사람이 150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엄청난 피해 규모였다.

스페인독감은 인류에게 감염병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이후 백신 개발 및 접종, 위생 관리, 격리 등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시스템이 강화됐고, 공중보건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또한, 의료 기술 및 치료법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