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강수연 누구…'씨받이'로 베니스 여우상, 韓영화의 간판(종합)

김동호 위원장 "가족들, 수술 여부 결정 못하고 있는 상황"
임권택 감독도 충격…한지일 등 영화계 간절히 쾌유 기원

강수연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로 이송된 배우 강수연(56)이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에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과 임권택 감독 및 연기자 한지일 등 영화계 동료 및 지인들이 걱정 속에 강수연의 회복을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5시40분쯤 강수연이 강남지역에서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신고에 경찰과 소방당국이 공동으로 대응해 강수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고자는 가족으로 파악됐다.

강수연의 병원 이송 소식에 많은 이들이 충격과 걱정을 드러냈다. 강수연과 인연이 깊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강수연이) 응급실에 있다가 중환자실로 옮겼는데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는 전달을 받았다"며 "수술을 하더라도 차도가 없을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가족들이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수술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호 위원장은 최근 강수연과 만났다며 "최근까지는 괜찮아 보였다, 만난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다니긴 했어도 아프거나 하진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초대 집행위원장이자 이사장으로 활동한 김동호 위원장은 강수연과 각별한 인연을 자랑해왔다. 강수연은 2013년 김동호 위원장의 연출 영화 '주리'에 안성기, 정인기 등과 함께 출연해 의리를 과시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강수연, 김동호 ⓒ News1

강수연의 '인생작'인 '씨받이'와 '아제 아제 바라아제'의 연출자 임권택 감독도 강수연의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배우 한지일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어제 소식을 확인하고 임권택 감독님께 가장 먼저 전화 드려서 '놀라지 마세요'하고 말씀드리려다가 사모님(영화배우 채령)을 바꿔달라고 해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임권택 감독님이) 연세가 있으시니 쇼크(충격)를 받으실까봐 그렇게 했다"며 "그때까지 임 감독님은 모르고 계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임권택 감독은 병원에 사람을 보내 강수연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일은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님, 김동호 위원장님, 태흥영화사의 이태원 사장님과는 가족과도 같은 가까운 사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수연씨는 굉장히 귀여움을 많이 받았던 연기자였다, 발랄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었다, 스타이면서도 스타 같지 않은 성격이었다"며 강수연의 쾌유를 빌었다.

강수연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알려진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연상호 감독도 지난 밤에 강수연의 소식을 전해듣고 무거운 마음으로 강수연의 회복을 염원하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지난 5일 문자를 통해 뉴스1에 아직까지 강수연의 정확한 상태를 알지 못한다면서도 "선배님이 힘내시도록 기도해달라"고 걱정 가득한 심경을 전했다.

1966년생으로 아역 배우 출신인 강수연은 어린 시절부터 '똘똘이의 모험'(1976) '별 삼형제'(1977) '어딘가에 엄마가'(1978)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1979) 등의 인기 작품에 출연해 주목받았다. 이후 성인이 된 그는 영화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의 영화로 큰 인기를 얻어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로 부상했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6)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특히 강수연의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은 국제영화제에서 받은 우리나라 배우 최초의 상이었다.

90년대에도 강수연은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장미의 나날'(1994)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블랙잭'(1997)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의 대표작이 이때 나왔다. 이어 2001년에는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안방극장에 복귀,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화계 발전에 일조했다. 또한 최근에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의 주인공으로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정이'는 '영화판'(2012)과 '주리'(2013) 이후 약 10년 만에 나오는 강수연의 신작으로 최근 크랭크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