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외규장각의궤 반환 기여 박병선 박사 타계
프랑스에 약탈된 외규장각의궤 영구 반환에 힘써온 박병선 박사(83)가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 타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박 박사는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고 15구 잔 가르니에 병원에서 지내다 현지시각 22일 밤 10시40분(한국시각 23일 오전 6시40분)께 숨을 거뒀다.
박 박사의 빈소는 파리의 주불한국문화원에 마련되고 결혼을 하지 않아 직계가족이 없어 조카 등 유족들이 장례 절차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박 박사의 국가적 공헌과 업적을 기리고자 유족의 뜻을 들어 국립묘지에 안장을 추진하고 국가보훈처에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박사는 먼지더미 속에서 외규장각의궤를 찾아내고 직지심체요절이 최초의 금속활자본임을 증명하는 등 해외에서 우리 역사의 문화적 진실을 밝혀낸 선구적 사학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애도했다.
1928년 서울 출생으로 5남매 중 셋째딸로 태어난 박 박사는 서울대학교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1955년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로 유학했다.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친 박 박사는 프랑스 국립도서관(BNF)에서 근무하던 1972년 당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년 흥덕사 인쇄)의 존재를 처음 발견했다.
이후 직지심체요절이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빠른 금속활자본임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며 '직지대모'로 불려왔다. 그 결과 직지는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1979년에는 외규장각 도서의 존재를 국내에 알려 한국 반환에 큰 공을 세웠다.
박 박사는 외규장각 도서 귀환 환영대회가 열린 지난 6월 "외규장각 의궤가 영원히 한국에 남을 수 있도록 모두가 협심해 노력해달라"고 말하는 등 열정을 보여왔다.
박 박사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 지난 9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월 박 박사는 경기도 수원 성빈센트 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뒤 병세가 악화돼 프랑스에서 요양을 하면서도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 2편'을 집필해왔다.
190종 297권으로 돼있는 외규장각 도서는 병인양요(1866) 때 강화읍성에서 프랑스군에게 약탈 당한 한국 문화재 중 하나다.
프랑스에 약탈됐던 외규장각 도서는 지난 3월 프랑스와 환수 약정에 합의하면서 4월 1차 반환을 시작으로 지난 5월 반환대상이었던 296책이 모두 국내로 돌아온 바 있다.
故 박병선 박사의 유해는 프랑스 현지에서 장례 절차를 마친 후 국립묘지 안장이 확정되는 대로 국내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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