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편의 오디오파일] 1억원짜리 스피커에서는 어떤 소리가?

(서울=뉴스1) 김편 오디오칼럼니스트 = 비비드 오디오(Vivid Audio)의 신예 스피커 ‘G1 스피릿(Spirit)’이 시연회를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무려 1억원짜리 스피커다.
비비드 오디오 수입사인 소리샵은 지난 22일 서울 청담동 소리샵 시청실에서 ‘G1 Spirit’ 청음회를 가졌다. ‘G1 Spirit’은 2008년 첫선을 보인 ‘GIYA’ 시리즈의 5세대 스피커로, '26mm 고역대 트위터-50mm 중역대 드라이버-125mm 중저역대 드라이버-225mm 저역대 우퍼(2개)' 등 총 5개 유닛을 달았다. 무엇보다 윗부분이 꼬리처럼 말린 달팽이 모양의 인클로저 형상이 눈길을 끈다.
비비드 오디오는 남아공의 오디오 수입사 대표였던 필립 구텐탁(Philip Guttentag)이 2001년 설립한 하이엔드 스피커 제작사다. 설립 당시 영국 B&W에서 ‘노틸러스’(Nautilus) 스피커를 개발한 수석 엔지니어 로렌스 디키(Laurence Dickie)를 영입해 큰 화제를 모았다. 로렌스 디키 체제의 비비드 오디오가 본격적인 하이엔드 제품으로 처음 선보인 것이 바로 ‘GIYA’ 시리즈의 ‘G1’(높이 170cm)이었고, 이 스피커는 그 파격적인 디자인과 과학적 설계, 놀라운 음질로 전세계 오디오파일들을 열광케 했다.
‘GIYA’ 시리즈는 이후 2010년 주니어 모델인 ‘G2’(높이 140cm), 2012년 가정환경에 최적화된 ‘G3’(높이 116cm), 2014년 유닛과 인클로저 크기를 더욱 줄인 ‘G4’(높이 101cm)를 거쳐 올해 플래그십 제품으로 ‘G1 Spirit’(높이 160cm)을 선보였다. 그동안 ‘G’ 다음에 오는 숫자가 커질수록 스피커 크기와 용적은 줄어들었지만, 이번 ‘G1 Spirit’이 되면서 거의 초창기 ‘G1’ 수준으로 돌아갔다. 높이는 10cm 줄어들었지만 새 유닛과 인클로저 설계를 통해 내부용적은 오히려 늘었다. ‘G1’ 오리지널 모델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따라서 이번 ‘G1 Spirit’은 ‘G1’ 오리지널 모델과 비교함이 마땅해 보인다. 우선 두 모델을 정면에서 봤을 경우 ‘G1 Spirit’이 더 넓다. 이는 저역대를 책임지는 측면 우퍼 2발의 마그넷과 보이스코일이 ‘G1’보다 커지고 두꺼워졌기 때문. 물론 보다 풍성하고 단단한 저역 재생을 위해서였다. 트위터와 중역대 드라이버를 덮은 그릴도 모양이 바뀌었다. 십자 모양의 웨이브 가이드에서 벌집 모양의 그릴로 바뀐 것. 이는 웨이브 가이드로는 유닛 손상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G1 Spirit’의 스펙을 살펴보면, 감도는 92dB, 공칭 임피던스는 6옴, 주파수 응답특성은 29~3만3000Hz(-2dB), 왜율은 0.3% 이하를 보인다.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220Hz, 880Hz, 3.5kHz에서 이뤄진다. 높이는 160cm, 폭은 440cm, 안길이는 820cm, 무게는 80kg에 달한다. 인클로저 재질은 벌집 모양 알루미늄에 플라스틱 레진과 유리섭유를 결합한 복합소재. 트위터와 중역대 드라이버는 메탈 돔, 중저역대 드라이버는 카본 합금, 저역대 우퍼는 합금 재질이다. 이밖에 후면 공진 제거를 위해 유닛(우퍼 제외) 뒤쪽에 매단 긴 튜브, 저역대 확장을 위한 인클로저 양옆 포트 등이 업그레이드됐다.
시연회는 디지털 앰프로 명망이 높은 미국 벨칸토(Bell Canto)의 네트워크 프리앰프 ‘ASC1’(2700만원)와 모노블럭 파워앰프 ‘MPS1’(4300만원)에 물려 진행됐다. 두 앰프 모두 국내 첫 시연이었다. ’ASC1’은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한 프리앰프로, 랜선을 꽂아 24비트/384kHz의 PCM 음원과 DSD64 음원을 즐길 수 있다. 두 덩이 모노블럭 파워앰프인 ‘MPS1’은 8옴에서 300W, 4옴에서 600옴, 2옴에서 1200W를 뿜어낸다. ‘ASC1’이 보내준 광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한 후 증폭이 이뤄지는 점이 특징. 이에 따라 DAC가 파워앰프 2대에 각각 내장됐다.
첫 곡으로 들은 '아론 코플란드의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에서는 무엇보다 팀파니가 일궈내는 저역의 파워감이 그야말로 스르륵 전해졌다. 확실히 ‘G1’ 오리지널보다 저역이 깊이감이나 스케일이 달라졌다. 비비드 오디오의 전매특허라 할 넓은 사운드스테이지도 잘 펼쳐졌는데, 안길이가 무척 길게 느껴진 것은 브리티시 사운드의 전통이 ‘G1 Spirit’에 고스란히 담겨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음의 입자들이 곱고, 재생에 어떤 스트레슥 없으며, 무대가 매우 홀로그래픽하게 그려진다는 인상. 한마디로 음들이 술술 나왔다.
'존 루터의 피에 예수(Pie Jesu)’는 달라스 대성당에서 녹음된 곡인데 파이프 오르간의 초저역과, 소프라노와 합창단의 원근감 재현 여부가 포인트. 예상대로 오르간 사운드는 시청실에 낮게 그리고 은은하게 깔렸지만, 보컬들의 도열 위치는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졌다. 그럼에도 평소보다 울림이 큰 오르간 저역 사운드에 음악을 듣는 쾌감은 더욱 컸다. 기본적으로 ‘G1 Spirit’이 광대역에 노이즈 관리가 잘 이뤄졌으며, 자연스럽고 스트레스 없는 재생에 포커싱을 맞춘 스피커임이 분명해 보였다.
맨하탄재즈퀸텟의 ‘리카도 보사노바(Ricado Bosanova)‘에서는 5개 악기(피아노 색소폰 트렘펫 베이스 드럼)의 이미징과 포커싱이 압권이었으며 사운드스테이지가 하도 생생해 손을 뻗으면 연주자들과 악기가 손에 잡힐 듯했다. 트럼펫 독주에서는 정신이 번쩍 날 정도로 펀치력이 대단했다. 인클로저 울림이나 착색, 잡맛이 없는 재생의 세계다. 이밖에 패트리샤 바버의 ‘마이 걸(My Girl)’에서는 리퀴드한 보컬과 탄력있는 베이스, 신예원의 ‘섬집아가’에서는 보컬의 호흡과 기척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약간 서늘하게 느껴진 공기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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