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편의 오디오파일] 100만원으로 '룬'(ROON) 제대로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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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편 오디오칼럼니스트 = 지난해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네트워크 기반 음악재생 플레이어 '룬'(ROON)을 100만원 미만 예산으로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집에 PC(맥)나 노트북,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갖춰져 있으면, 룬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실행시키면 된다. 하지만 역시 매사는 ‘제대로’가 관건이다. 룬의 음원 재생실력을 100% 활용하면서도 100만원 안쪽에서 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일단 룬에 대해. 룬은 PC(맥)나 노트북(이하 노트북으로 표기)에 깔아놓고 쓰는 유료 음악재생 플레이어다. 처음 2주 동안은 무료로 쓸 수 있고, 이후에는 1년에 119달러를 내야 한다. 아이튠즈나 오디르바나 플러스, 푸바를 생각하면 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랜선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음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끌어온다는 점. 거의 전문가가 만든 데이터베이스 수준이다. 또한 네트워크 기반이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CD급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타이달’(Tidal)이나 BBC, Classif fm 같은 인터넷 라디오도 플레이할 수 있다. 아이튠즈와는 달리 flac 파일과 DSD 파일도 재생할 수 있다.

그러나 룬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노트북 수준이 아닌, 오디오용 전문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룬이 네트워크에 최적화한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원래 사무용으로 출발한 노트북의 네트워크 환경은 까다로운 음악 애호가들의 기준치에는 많이 모자란다. 즉, 내장 앰프를 비롯해, 디지털 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내장 컨버터(DAC), 내장 스피커의 품질이 전문 오디오 기기에는 훨씬 못미친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말 그대로 랜(유선)이나 와이파이(무선) 등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에 담긴 음원을 재생하는 오디오 기기. 서버는 타이달 같은 유료 상업 스트리밍 서비스일 수도 있고, 개인 소유 음원을 담은 뮤직서버 노트북, 스마트폰일 수도 있다. 많은 오디오파일들과 필자 개인 경험에 따르면 웬만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통한 음원 재생 품질은 정숙도나 해상도면에서 고급 노트북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네트워크 플레이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게 아니다. 룬의 경우, 음원을 전송받아 재생할 때의 네트워크 안정성 및 음질 향상을 위해 'RAAT'(Roon Advanced Audio Transport)라는 일종의 프로토콜을 개발했기 때문에,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이 'RAAT' 프로토콜을 채택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룬에서는 'RAAT'를 채택한 제품에 대해 인증마크인 '룬 레이디'(Roon Ready)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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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론이다. 2017년 3월 현재 '룬 레이디' 인증마크를 받은 네트워크 플레이어 중에서 필자가 아는 한 가장 저렴한 제품은 대한민국 제작사 솜(SOtM)이 내놓은 ‘sMS-200’(45만원)이다. 크기도 작고(106x48x152mm) 무게도 1.5kg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sMS-200’을 오디오 재생 시스템에 붙였을 때와, ‘룬 레이디’ 마크를 받지 않은 일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활용할 때의 차이는 크다. 물론 룬을 그냥 노트북으로 다이렉트 재생할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 필자 역시 이 다윗같은 재주꾼의 감춰진 실력에 깜짝 놀랐다.

열렬한 오디오파일이자 오디오매장 21사운드를 운영중인 박성신 대표는 “룬의 매력은 동일한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음원을 동시에 한 창(window)을 통해 컨트롤하고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솜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붙였을 때와 안 붙였을 때의 음질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sMS-200’은 룬 60일 무료 서비스와 1년 이용료 50% 할인 혜택도 준다.

‘sMS-200’으로 룬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첫단추가 맞춰졌다면 이제 DAC과 앰프, 스피커가 있어야 한다. DAC이 필요한 이유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음원이 아직 디지털 신호이기 때문. 어쨌든 남은 55만원 예산에서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한 필자의 추천 조합은 지난번 ‘김편의 오디오파일-50만원으로 나만의 하이파이 꾸미기’에서 다룬 그대로다. 오디오퀘스트의 포터블 DAC/헤드폰 앰프인 ‘드래곤플라이’(Dragonfly. 20만원)와 보스의 블루투스 스피커 ‘사운드링크 미니’(23만원). 여기에 이 두 기기를 유선 연결시키기 위한 AUX케이블(3.5-3.5케이블)이 필요한데, 오디오급으로는 오디오퀘스트의 ‘에버그린 케이블’(5만원)을 추천한다.

‘드래곤플라이’는 USB스틱처럼 생겼지만 DAC과 헤드폰 앰프를 갖춘 당당한 오디오 기기. ESS사의 ‘Sabre’ 칩을 써서 최대 24비트, 96kHz의 디지털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줄 수 있다. 헤드폰을 꽂으면 훌륭한 헤드폰 앰프 역할도 한다. 이번 조합에서는 ’sMS-200’ 후면의 USB포트에 꽂으면 된다. ’사운드링크 미니’는 내장 앰프와 풀레인지 유닛 2개, 저역 확장 및 보강을 위한 후면의 패시브 라디에이터(Passive radiator)을 갖춘 액티브형 블루투스 스피커다. 보스답게 저역 품질이 상당히 좋다. ‘드래곤플라이’와는 유선으로 연결한다. 물론 측면에 붙은 AUX 단자를 통해서다.

자, 100만원 안쪽으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 향후 경제적 여건을 봐가며 DAC과 앰프, 스피커를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일단은 노트북에 깔아놓은 룬을 플레이 시키자. 그 순간, 고품질 음원 재생의 신세계가 활짝 열릴 것이다.

kimkw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