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관파천 120년 맞아 ‘정동 옛 러시아공사관’ 원형 복원

당시 고종의 이동경로였던 ‘고종의 길’도 복원

1896년 촬영된 서울 구 러시아공사관. (사진제공 문화재청) ⓒ News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문화재청이 올해 아관파천 120주년을 맞아 옛 러시아공사관을 원형 복원한다. 문화재청은 서울특별시 중구청과 함께 2021년까지 '서울 구 러시아공사관'(사적 제253, 서울 중구 정동길 소재)을 복원·정비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아관파천(俄館播遷)은 친러세력에 의해 고종이 1896년 2월 11일부터 1897년 2월 20일까지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으로, ‘아관’은 러시아 공사관을 말한다.

구 러시아공사관은 1890년(고종 27)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건립되었지만,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 파괴되어 현재는 탑 부분만 남은 상태다.

고종은 구 러시아공사관에서 국정을 수행하며 대한제국 건설을 구상했다. 민영환을 특명전권공사에 임명해 영국·독일·러시아 등 각국에 외교사절로 머물게 하는 등 일본을 비롯한 열강으로부터 주권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또 환구와 사직 등에 지내는 향사(享祀, 제사)를 모두 옛 역서(曆書)의 예대로 거행하도록 조령을 내리는 등 천자의 독립된 나라임을 알리기 위한 준비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운궁으로 환궁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종은 황제로 즉위해 대한제국을 선포(1897.10.12.)했다.

구 러시아 공사관은 내년에 복원이 마무리되는 ‘고종의 길’이 마지막으로 닿았던 곳이기도 하다. ‘고종의 길’은 아관파천 당시 일본의 감시를 피해 고종이 택했던 경복궁에서 러시아공사관으로의 이동경로로 추정되는 길로, 오는 9월 복원사업에 들어가 내년 말 완료된다. 대한제국 시기에 미국공사관이 제작한 정동지도에는 선원전과 현 미국대사관 사이의 작은 길을 ‘왕의 길'(King's Road)로 표시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고종의 길 복원과 구 러시아공사관 복원·정비 사업까지 완료되면 외세 열강에 맞서 자생적인 근대 국가를 추구했던 고종의 삶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역사교육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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