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서 폐막…신규 유산 28건 승인(종합)

세계유산 정책·제도 개선 및 국제협력 강화…최종 보고서 수용
韓 갯벌 4곳 등재 확대

허민 국가유산청장(앞줄 가운데)이 7월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소재 시그니엘 부산에서 개최된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기념행사에서 각 지자체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 갯벌’은 이날 오전 개최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존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갯벌에 여수, 고흥, 무안, 서산갯벌이 추가되어 총 6개 구성요소의 연속유산으로 2단계 확대 등재되었다.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25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9일 오후 마침표를 찍는다고 국가유산청이 29일 밝혔다.

공식 폐막 하루 전인 28일 진행된 폐회식 무대에 오른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유산이 지나간 옛것이 아니라 인류가 함께 가꿔야 할 미래 자산"이라며 "각종 재난과 갈등이 이어지는 시기일수록 유산 보존을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감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도 한국이 지속 가능한 유산 활용과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나예프 알파예즈 유네스코 문화차관보 역시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합의를 이뤄낸 참가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는 여러 난관을 넘어 성과를 낸 보람찬 시간이었다며 한국 정부와 부산시의 세심한 배려에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당사국 대표와 관계자 400여 명이 모여 마지막 밤을 전했다. 한국 고유의 흥을 현대적 파티 형태로 재해석한 'K-Vibe' 문화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국악 밴드 '악단광칠'의 무대와 전통 풍물굿을 결합한 전자음악 공연이 흥을 돋웠고, 참석자들은 치킨과 맥주, 한국식 바비큐를 나누며 교류를 이어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8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폐회식에 참석해 지난 열흘간 위원회의 성공적인 운영을 이끈 의장단과 유네스코 사무국, 그리고 각국 대표단과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28 ⓒ 뉴스1 포토공용 기자

이번 행사는 한국이 1988년 관련 협약에 서명한 이후 처음으로 안방에서 개최한 세계유산위원회다. 7월 19일 개막한 이번 회의에서는 새로 등재할 유산 심사를 비롯해 기존 유산의 관리 상태와 제도 개선 등 주요 현안을 두루 다뤘다.

위원회는 총 33건의 유산을 후보로 올려 심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신규 등재 25건, 경계를 대폭 넓힌 확대 등재 2건, 등재 기준 변경 1건을 포함해 모두 28건의 세계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이 결정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는 29일 오후에 공식 수용된다.

이번 결정으로 전 세계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총 173개국, 1,273건으로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문화유산 991건, 자연유산 240건, 복합유산 42건이다. 당초 전문가 기구의 사전 평가에서 보류나 반려 의견을 받았던 유산 4건도 해당 국가의 설득과 회원국들의 논의 끝에 최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2021년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시킨 데 이어 이번에 고흥·무안·서산·여수 갯벌 등 서남해안 갯벌 4곳을 추가로 등재해 갯벌 영역을 대폭 넓혔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거점이자 다양한 해양 생태계의 터전으로서 그 뛰어난 자연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한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5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 2단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보전의 중요성에 관한 세계유산 등재기준을 충족한다고 인정하였다. 특히 황해 생태계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동성 물새와 다양한 해양생물의 보전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추가되는 갯벌은 충남 서산, 전남 여수·고흥·무안 지역의 갯벌며 사진은 고흥 갯벌의 모습.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25 ⓒ 뉴스1 이호윤 기자

해외 유산 가운데는 그리스의 '올림포스산 광역지역'이 이번 회의에서 탄생한 유일한 복합유산으로 기록됐다. 코모로의 '고대 술탄국의 메디나',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성 경관', 상투메프린시페의 '로사스'는 각 나라의 '1호' 세계유산이 됐다. 특히 코모로 유산이 결정될 때는 아잘리 아수마니 대통령이 회의장에 직접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세계유산위원회 현장에 국가 최고 지도자가 출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총 9건이 새 목록에 합류했다. 일본의 '아스카·후지와라 고대수도', 중국의 '경덕진 수공예 도자 산업 유적', 몽골의 '흉노 지배층 무덤군' 등이 지정됐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유산 설명에 한반도와의 교류 역사가 더 충실히 담기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유산의 보존 상태를 살펴보는 회의도 함께 열려 총 148건의 유산을 점검했다. 위원회는 관리가 시급한 3건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목록'에 새로 넣었다. 대상은 수리남의 '파라마리보 역사 도심', 우크라이나의 '케르소네소스 타우리카 고대도시와 코라', 레바논의 '티레'다. 여기에 긴급 수순을 밟아 등재된 남수단의 '보마-바딩길로 이동성 경관' 등 3건이 추가되면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총 58건으로 늘었다. 반면 오스트리아의 '빈 역사지구'는 오랜 시간 이어진 논의 끝에 위험 목록에서 제외됐다.

이길용 전남광주 문화정책관(왼쪽부터), 박수현 충남도지사,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지희 주유네스코 대사가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가 결정되자 태극기를 흔들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7.25 ⓒ 뉴스1 부산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주최국이자 위원국으로서 활발한 논의를 이끌었다. 정부는 20일 개회식에서 이번 회의의 의미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교부와 국가유산청은 유산 해석 등을 주제로 다양한 공식 행사와 학술회의를 주최했다.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광산에 대해 조선인 강제징용 역사 전시 결정문에 채택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회의 기간 중 개설된 대한민국관은 28일 기준 총 관람객 12만 2167명을 기록하며 시민들의 호응을 받는 데도 성공했다. 최종 집계는 13만 명을 웃돌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에서 열린 첫 회의 성과와 부산 선언의 뜻을 이어받아 세계유산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적 협력을 지속해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기 회의 일정도 확정됐다. 제4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027년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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