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울려 퍼진 '지구 유산' 지킬 다짐"…'KGA 한국선언' 발표

허민 국가유산청장 "46억 년의 지구 역사 지키는 일 선도할 것"
국제학술대회 'K-지질유산의 현황과 전망' 콘퍼런스 개최

27일 국가유산청 허민 청장이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 'K-지질유산의 현황과 전망' 콘퍼런스에서 'KGA 한국 선언'을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부산에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D-50일을 맞아 지구의 역사와 자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특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이 주도하는 '핵심지질유산지역(Key Geoheritage Areas, KGA) 실행을 위한 특별 선언'이 채택됐다.

27일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이 주최한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 'K-지질유산의 현황과 전망'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환경 전문가 150여 명이 모여 인류 공동의 자산인 지질 자원을 보호할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했다. KGA는 지구의 역사와 생물의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있어 국제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곳을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구역 내에 분포하는 암석과 광물, 화석, 퇴적물을 비롯해 토양과 지형, 자연경관 등 학술적·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다채로운 지질학적 현상들을 간직한 지역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환영사에서 "지난해 10월 아부다비 총회에서 KGA 제도가 공식 의제로 선정된 후 처음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KGA의 국제적 기준을 정립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 실질적 실행 목표를 수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KGA 한국선언'이었다. 허 청장은 이 선언을 통해 "심각한 기후변화 속에서 돌과 흙, 지형을 지키는 일이 국제사회의 공동 의무"라며 "아울러 이를 실천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행동 지침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한국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국가유산청을 중심으로 매장유산 법령 개정, 국립자연유산원 건립 추진, 지질유산 활용 사업 및 보존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정책을 혁신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핵심지질유산지역(KGA) 보전전략 수립을 위한 'K-지질유산의 현황과 전망' 국제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KGA 한국선언'을 채택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이후 세계 각국의 지질학자들이 KGA의 지향점과 국제 협력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13건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우경식 세계보호지역위원회 지질유산전문가 그룹(WCPA GSG)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KGA 프로그램 정당성 및 한국의 잠재자원을 소개했다.

이어 유네스코 지정종목과의 연계(소피 저스티스), IUCN 보전프로그램 및 지질보전과의 비교(로베르트 카시에르, 마누몽게-가누자스), 공식 의제의 주요 지침과 목표(호세 브리아), 유네스코 지질공원 네트워크(일리아스 발리아코스) 등을 다뤘다.

또한 지구 역사와 생명 진화(케빈 페이지), 지구구조(마리아 다 글로리아 그라시아), 침식(피오트르 미곤), 화산(단 토미), 토양(멜린다 멕헨리) 등 지질학적 세부 시스템에 대한 학술적 논의도 진행됐다.

주제 발표가 끝난 후 국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해외 발표자들은 열띤 토론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 토론은 지질학자 출신이 허 청장이 주도해 한국의 KGA 실행 의지를 다지며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다.

허 청장은 토론을 마무리하며 "국가유산청은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지질유산 분야의 국제 협력을 주도하고 KGA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46억 년의 지구 역사를 담은 세계지질유산을 지속 가능하게 보호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핵심지질유산지역(KGA) 보전전략 수립을 위한 'K-지질유산의 현황과 전망' 국제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첫 번째 KGA 지정은 언제쯤 이루어지며 향후 시간표(일정)는 어떻게 되는가"란 물음에, 우경식 회장은 "첫 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은 최소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또한 우 회장은 "KGA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초기부터 매우 엄격하고 신중하게 과학적·학술적 가치를 검증할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대상지의 특성에 따라 전문가들의 검토 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 심사 결과는 연간 2회에 걸쳐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