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SH 고발 "허가 없이 시추"…종묘 앞 세운4구역 갈등 지속

"SH공사, '매장유산법' 제31조 제2항 위반"

서울 세운4구역 매장유산 발굴현장 시추 세부 모습(국가유산청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국가유산청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이하 SH공사)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 없이 11곳의 지점에 시추를 실시해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적발, 16일 고발했다고 밝혔다.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법령에 따라 SH공사의 발굴조사 완료 신고와 국가유산청장으로부터 완료조치 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법률적으로 아직 발굴 중인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 13일 오전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 발굴현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 후 SH공사가 '매장유산법' 제31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국가유산청은 SH공사에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대한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부지 내에서 일체의 현상변경 행위를 중단하도록 했고, 반입된 중장비도 즉각 철수시켰다.

'매장유산법' 제31조 제2항에 따르면 이미 확인됐거나 발굴 중인 매장유산의 현상을 변경한 자, 매장유산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내 개발 공사는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대한 행정적 완료 조치 없이는 현행 법령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시추 후 현황(국가유산청 제공)

한편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종묘와 관련해 입장 표명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두 차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세운지구 개발을 강행할 경우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세운4구역의 개발 인허가 절차에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겠다는 입장 확인 서한을 이달 안에 회신하지 않을 경우, 종묘를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보존 의제'로 상정하거나, 공식 현장 실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오는 19일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열고 4월 중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