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후반 조명동맹의 실상"…'편역 사대문궤 7' 발간

동북아역사재단, 권22 한글 번역본
1597년 음력 7~9월 외교문서 60건 수록

'편역 사대문궤 7'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동북아역사재단은 임진왜란 시기 조선과 명나라의 외교문서를 집대성한 '사대문궤' 권22를 한글로 번역한 '편역 사대문궤 7'(이정일 편)을 발간했다.

이번 역주본은 정유재란 발발 직후인 1597년 음력 7월부터 9월까지의 기록이다. 칠천량 해전과 남원성 전투 등 전쟁의 향방이 급박하게 요동치던 시기의 외교문서 60건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전시 동맹이 단순히 명분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어떻게 실무적으로 작동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수록된 문서에는 군량 지원과 급양제 논의, 합동 훈련 추진, 화기 요청, 수군 재건, 강화도 방비 등 전장 운영의 핵심 현안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조선이 명의 지원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쟁점을 조정하며 실질적인 공조를 이끌어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도 유지된 외교적 의례의 역할이다. 조선은 강화 협상 결렬 이후 심유경의 압송 조치나 명나라 궁궐 화재에 따른 진위사 파견, 정기적인 동지사 파견 등을 멈추지 않았다. 이는 유교적 의례가 단순한 형식을 넘어, 동맹의 신뢰를 유지하고 군사적 협력을 지속시키기 위한 고도의 외교적 수단으로 기능했음을 방증한다.

이번 발간은 국가 존망의 위기 속에서 조선이 조명동맹을 어떻게 관리하고 전장을 운영했는지 복원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화려한 동맹의 수사 뒤에 가려진 실리적 경세(經世)의 면모를 확인하게 함으로써, 임진왜란 후반부의 전쟁 수행 과정과 대명 외교의 실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