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용문사 괘불탱'에 '이 기법' 사용됐다…입체감 높여

2024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 발간

남해 용문사 괘불탱(사진=국가유산포털)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보물 '남해 용문사 괘불탱'에서 석가모니불과 보살의 옷 문양, 보살의 장신구에 고분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분 기법은 평면적인 바탕재 위에 채색 안료를 두껍게 올려 입체적으로 보이게 연출하는 것을 뜻한다.

국가유산청은 사단법인 성보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대형 불화 정밀조사' 사업의 2024년 성과를 담은 열 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불교 회화는 재료적 취약성과 각종 재해로 인한 손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문화유산이다. 그중에서도 대형 불화는 무게나 크기로 인해 출납과 이동이 어려워 다른 회화 문화유산에 비해 보존 관리의 어려움이 크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대형 불화에 대한 과학·인문학적 조사 및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복원자료 확보를 위해 2015년부터 정밀조사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 조사한 괘불도는 '청량산 괘불탱' '무량사 미륵불 괘불탱' '하동 쌍계사 괘불도' '남해 용문사 괘불탱'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탱'까지 총 5건의 국가지정유산 보물이다.

2024년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량산 괘불탱'과 '하동 쌍계사 괘불도'의 테두리에 기록된 범자(고대 인도 문자를 통칭)를 확인, 판독해 도판과 함께 보고서에 수록했다.

또 '무량사 미륵불 괘불탱'은 미륵불을 본존으로 그린 몇 안 되는 괘불도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1627년)에 제작된 것으로, 현재 국보 지정 심의를 앞두고 있다.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탱'은 1993년에 도난당했다가 2020년 7월 환수된 문화유산이다. 이번 정밀조사를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월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 관계자는 뉴스1에 "삼신불 괘불도 중 본존(으뜸가는 부처)이 앉아 있는 형태는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탱'이 유일하다"며 "이 불화가 보물로 지정되는 데 정밀조사의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탱'(국가유산청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