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 사라진 2장 연말까지 복원한다

문화재청 '훈민정음 정본 제작 연구용역' 착수

훈민정음 해례본 (문화재청 홈페이지)ⓒ News1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문화재청은 올해 연말 완료를 목표로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떨어져 나간 낙장 2장의 복원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훈민정음 정본 제작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지난달 29일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냈다. 정본이란 원본이 없는 상황에서 표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공식 인정받는 문서 또는 책을 말한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기초 학술조사와 학술대회 등을 거쳐 올해 연말까지 ‘훈민정음 해례본 정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간송미술관이 소장 중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 창제 목적과 제자 원리 등을 담고 있어 '무가지보'(無價之寶), 즉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보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문화재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 전형필이 일제 강점기에 당시 가치로 기와집 열 채 값에 달하는 비용을 내고 안동 진성이씨 이한걸 가문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에서는 그 상징성을 감안해 숭례문 대신 '국보 1호'로 지정하자는 청원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이 직접 지은 앞쪽 본문 4장과 신하들이 한글의 용례를 자세히 설명한 뒤쪽 해례(解例) 29장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1940년 발견 당시부터 표지와 본문 앞쪽 2장이 없었다. 현재 전해지는 2장은 이한걸의 셋째 아들인 이용준이 은사인 김태준 명륜전문학교(성균관대 전신) 교수와 함께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 등을 참고해 제작했다.

학계에선 이들이 참고한 조선왕조실록 태백산사고본이 임진왜란 뒤 급하게 제작돼 오류가 적지 않은 데다, 복원한 훈민정음 내용에 일부 잘못된 내용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관련 연구가 많이 축적되었고 복원 기술도 발전해 이번 연구용역이 일부 오류를 잡을 기회라고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의 낙장 정본은 디지털 파일로 제작한다"며 "새로 제작할 정본으로 기존 복원본을 갈아끼울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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