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티켓사이트에 예매순위만 있고 관객 숫자 없는 이유는
문체부·예경, 관객 숫자 공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공연계 확산위해 공연법 개정 추진
공연계도 산업활성화 위한 필요성 공감…투자유치 등 업체별 이해관계 엇갈려 난제 많아
- 박창욱 기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정확한 공연시장 현황 파악을 위해 2015년 4월부터 정식 운영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www.kopis.or.kr)이 공연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연별 관객 숫자 등 공연 통계를 공개하는 통합전산망에는 주로 국·공립 공연시설을 중심으로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 등 전체 공연시장 매출액(콘서트 제외)의 약 10%가 연계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현재 공연 온라인 예매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 티켓판매 사이트에서는 관객 숫자 대신 '예매율 순위' 정보만을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연산업 발전을 위해 통합전산망을 통해 공연별 정확한 관객 숫자와 매출 정보가 함께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공연 제작을 위한 투자 유치 등 공연계 내부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확산 위한 과제 2가지
7일 예경에 따르면 현재 통합전산망에는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정동극장 등 대형 국·공립 공연시설을 중심으로 모두 16개 기관 및 업체가 연계돼 있다. 올해 안으로 세종문화회관 등 6개 공연시설이 추가로 연계될 예정이다. 공연예술실태조사를 기준으로 한 전국의 공연시설 수는 약 1000개이며, 이 가운데 통합전산망 연계가 가능한 자체 예매시스템을 구축한 공연 시설은 약 100여개로 파악된다.
예경은 "외견상으로는 연계해야 할 공연장이 많이 남은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주요 국·공립 대형 공연시설과는 대부분 연계 협약을 완료한 상태"라며 "이에 따라 앞으로는 공연티켓 예매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인터파크 등 민간 예매 사이트를 대상으로 연계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통합전산망이 공연계 전체를 포괄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크게 2가지 정책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게 예경의 설명이다. 우선 주요 공연 시설의 대관 규정 정비가 있다. 예경 한 관계자는 "개별 기관과 통합전산망 간의 업무협약 형태가 아니라 아예 공연장 대관 규정에 통합전산망에 관객 숫자와 매출 정보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립 공연장의 경우는 문체부가 강제 규정을 넣어 시행할 수 있으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립 공연장 등은 별도의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통합전산망 연계를 전체 국·공립 공연장 뿐 아니라 민간 분야에까지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통합전산망에 관람객 숫자 및 매출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올해 안에 공연법을 개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법안을 완성한 상태이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완 중"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쉽게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관객 숫자가 공개되지 않는 공연계와 달리 영화계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통해 전체 관객 숫자와 매출의 98%가 집계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분야별 특성에 기인한다. 영화의 경우 스크린 형태별로 관람료가 통일돼 있는 데다, 유통 채널인 영화관 역시 3대 멀티플렉스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투명한 매출 공개가 가능한 환경이다.
반면, 공연계는 전국의 공연기획사만 약 3000여개에 달하며 개별 공연장이 1000여개나 된다. 게다가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 등 공연 형태와 개별 공연별로 관람료가 모두 다르다. 예경은 "자체 예매시스템이 아예 없거나 보유한 데이터량이 미미한 공연시설 숫자가 여전히 많다"며 "이런 공연 시설의 경우는 통합전산망 연계와 관련한 법제화 이후 민간 티켓예약 업체를 통해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공연계 내부의 복잡한 입장 차이도 통합 전산망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표적 공연 장르인 뮤지컬의 경우, 뮤지컬협회가 결성돼 있지만 주요 컴퍼니 외에는 별도로 협회비를 내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다. 이에 따라 뮤지컬협회가 전체 뮤지컬 업계를 대변하는 공통된 입장을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시장 투명화'라는 통합전산망 구축의 대의에는 공연업계에서 대부분 동의하지만, 관객 숫자가 노출될 경우에 자칫 다음 작품의 투자유치에 지장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인해 각 컴퍼니의 입장에 따라 모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른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연계 관계자는 "콘서트까지 포함해 전체 온라인 공연예매 시장의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는 민간업체 인터파크에서도 공연관객 등 관련 통계가 통합전산망을 통해 공유되면 시장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통합전산망 연계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예경은 그러나 "통합전산망 연계가 전체 공연계로 확산되면 일별 데이터 집계와 분기·연도별 산업통계가 가능해져 이를 바탕으로 공연투자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또 통합전산망을 통해 공연정보가 사회에 널리 확산되면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장기적으로 더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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