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송길영 "AI 시대 경쟁력은 독자적 '수고' 통한 가치 창출 능력"
"독자성 갖춘 '원본인간'으로 거듭나야"
16일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위협하고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기계적 완성도보다 인간의 깊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담긴 결과물을 찾고 있다. 인문학자이자 저자인 송길영은 이러한 현상의 핵심을 '수고'에서 찾는다.
1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에 위치한 회의실 '필원'에서 진행된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송길영은 '수고'를 키워드로 잡은 이유에 대해 "과거에는 효율성과 분업화에 따른 팽창을 추구했으나, AI와 가상화 기술의 발달로 단순한 업무는 기계가 대체하는 시대가 됐다"며 "이에 따라 인간만의 고유한 정성과 노력을 뜻하는 '수고'가 새로운 가치이자 화폐가 되며, 기계와 구분되는 인간다움과 감성적 호혜성을 담아내기 위해 수고를 핵심 키워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송길영의 이번 신작은 전작인 '핵개인의 시대', '호명사회', '경량문화의 탄생'을 잇는 내 번째의 거대한 담론이다. 팬데믹이 시기에 나타난 새로운 일상의 가능성을 거쳐 AI 시대에 가속화되는 사회 변화와 그에 따른 인류의 삶의 방식을 연작으로 다룬다.
그의 '수고인류'는 서툰 과정을 축적해 타인이 복제할 수 없는 독자성을 갖추게 되는 '원본인간'으로 거듭남으로서 구현된다. 이는 과거 산업화 시대의 거대 조직 속에서 대체가 가능한 '사본인간'과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무형의 자산과 기예만이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그에 따르면 '수고의 시간'을 삭제하는 기계와 달리, 인간은 넉넉한 기대수명 속에서 끊임없이 배우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다. 경량문명 속에서 살아남을 답은 결국 인간 고유의 시간에 대한 가치를 되새기는 데 있다.
'수고인류'가 되기 위해 개인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느냐는 질문에 송길영은 "개인은 AI나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직접 하기' 역량을 길러야 한다"며 "자신의 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증명하는 '발행하기'와 결과물에 책임을 지는 '이름 걸기'를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원본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며 단독자로서의 자립적인 생존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은 어떻게 이를 뒷받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기존의 정형화된 학년제 시스템이나 획일적인 자격증 취득 위주의 대량 고용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개인이 가진 다양한 관심사와 성취를 제한하지 않고 허용하며, 실질적인 전문성과 창의적 역량을 스스로 쌓아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전향적이고 유연한 지원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예보' 시리즈가 폭풍우나 장마가 오면 피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게 하는 '일기예보' 같은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 변화의 위험성을 미리 알려줘 사람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길영은 "인생이라는 120년짜리 울트라 마라톤 속에서 정해진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 직접 만들고, 발행하며, 이름을 거는 '수고인류'로서 나만의 고유한 '원본성'을 찾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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