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독일의 풍요는 몰수한 유대인 재산 150억~200억 마르크에서 나왔다"
괴츠 알리 '히틀러의 복지국가'…나치 체제의 공범들
[신간] '히틀러의 복지국가'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히틀러의 복지국가'는 나치 독일이 유대인 재산 150억~200억 마르크를 몰수해 전쟁 재정과 독일인의 생활수준을 지탱한 구조를 추적한다. 소수의 광신도와 자본가만이 아니라 물질적 혜택을 누린 평범한 독일인도 체제 유지의 기반이었다는 문제의식을 앞세운다.
나치는 1933년 권력을 장악한 뒤 1945년 패망할 때까지 독일을 지배했다. 이 기간 유럽을 전쟁으로 몰아넣고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했으며, 수천만 명을 죽음과 기아, 강제노동으로 내몰았다.
책은 공포정치만으로 나치 체제의 지속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나치는 노동계층 직접 증세를 최소화하고 군인 가족 수당과 연금을 늘리는 한편 식량 공급과 병사 급여를 유지했다.
전선의 병사들은 점령지에서 산 버터, 커피, 초콜릿, 향수, 의류 등을 본국으로 보냈다. 전쟁 중 독일 가정에 도착한 소포는 수천만 건에 이르렀고, 이 소비는 점령지 주민이 떠안은 비용 위에서 가능했다.
유대인의 은행 예금, 기업, 주택, 토지, 귀금속과 생활용품은 국가가 조직적으로 몰수·처분했다. 유럽 유대인 가구에서 강제로 처분된 재산 규모는 150억~200억 마르크로 추정되며, 병사 급여와 군인 가족 지원금, 사회복지 재원으로 흘러갔다.
점령국에는 독일군 주둔 비용 명목의 막대한 부담금이 부과됐다. 독일은 청산계정과 제국신용금고 증서를 활용해 점령지에서 조달한 물품 대금을 현지 정부와 중앙은행의 부담으로 넘겼다.
프랑스에서 독일이 직접 얻은 수입은 8000억 프랑, 400억 마르크를 넘었다. 책은 독일 전쟁 수입의 적어도 3분의 2가 외국 또는 "인종적으로 이질적인" 집단에서 나왔고, 국내 부담도 소수 납세자에게 불균등하게 돌아갔다고 짚는다.
괴츠 알리는 나치 정권을 '동의에 기반한 독재'로 규정하며 일상의 이익과 침묵이 범죄의 사회적 기반이 된 과정을 살핀다. 홀로코스트를 반유대주의뿐 아니라 약탈, 전시경제, 재정 운영이 맞물린 국가 시스템으로 바라본다.
△ '히틀러의 복지국가'/ 괴츠 알리 지음/ 최준영 옮김/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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