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로켓이 버스라면, 소형 로켓은 택시다"

재사용 로켓에서 우주 ETF까지…우주항공 산업을 투자 논리로 풀어내다
[신간] '스페이스 X 마켓'

'스페이스 X 마켓'은 재사용 로켓, 스타링크, 우주 ETF까지 이어지는 우주항공 산업의 흐름을 투자 관점에서 짚는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스페이스 X 마켓'은 재사용 로켓, 스타링크, 우주 ETF까지 이어지는 우주항공 산업의 흐름을 투자 관점에서 짚는다. 저자 정의훈은 국가 주도 산업이던 우주가 자본시장의 투자 대상으로 바뀐 과정을 기술 원리와 기업, 시장 사례로 풀어낸다.

우주가 왜 지금 투자 시장의 핵심 의제가 됐을까. 저자는 2026년 6월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해 첫날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겼다는 장면을 앞세워 우주가 자본시장에서 어떤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는지 묻는다.

책은 이 변화가 한 기업의 흥행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을 통해 우주와 AI가 결합한 미래 인프라에 자본이 어떻게 몰리는지, 자산 구성의 중심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함께 짚는다.

초반부는 올드 스페이스에서 뉴 스페이스로의 전환을 설명하는 데 힘을 싣는다. 국가 주도의 폐쇄적 산업이던 우주항공이 민간 자본과 기업 경쟁이 이끄는 시장으로 바뀌면서 투자 지형도 달라졌다는 문제의식이 이어진다.

전쟁이 우주를 바꾸고 있다는 대목도 비중 있게 다룬다. 위성과 통신, 데이터가 안보와 산업 양쪽에서 동시에 중요해지면서 우주항공 산업을 보는 기준이 기술 시연에서 실전 인프라로 옮겨간다는 설명이다.

"중대형은 버스, 소형은 택시"… 재사용 로켓과 1200만 스타링크

로켓 파트는 우주항공 산업의 비용 구조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로켓은 효율이 좋지 않고 기술 장벽이 높으며 한 번 발사에 수천억 원이 드는 구조라는 점을 통해 왜 발사체 산업이 진입장벽이 높은지 풀어낸다.

이 흐름은 재사용 로켓으로 이어진다. 스페이스X가 발사체를 소모품에서 자산으로 바꿨다는 관점에서 팰컨9과 스타십을 짚고, 발사 비용 구조를 흔든 기술 변화가 산업 판도와 투자 논리를 어떻게 바꿨는지 설명한다.

책은 소형 로켓과 중대형 로켓의 역할 차이도 대비해 보여준다. "중대형 로켓이 버스라면, 소형 로켓은 택시다"라는 비유를 통해 발사체 시장이 한 종류의 경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위성 파트에서는 지구 위의 새로운 인프라라는 관점이 전면에 나온다. 인공위성의 고도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고, 위성 내부의 구성과 궤도의 한계가 산업 구조와 직결된다는 점을 함께 정리한다.

위성통신 장에서는 스타링크가 대표 사례로 등장한다. 땅 위의 케이블이 닿지 않는 곳을 연결하는 사업 모델, 30년 전 실패한 사업이 다시 살아난 배경, 저궤도 위성통신의 약점과 D2C 같은 쟁점이 이어진다.

스타링크 가입자 1200만 명 돌파는 책에서 투자 판단의 단서로 제시된다. 한국 바다 위에 뜨는 스타링크, 위성과 지상을 잇는 연결고리,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기업의 경쟁 구도도 같은 축에서 다뤄진다.

기후 감시부터 안보·항법까지… 구글·엔비디아가 탐내는 '우주 데이터센터'

책은 위성을 통신 수단에만 묶어두지 않는다. 관측위성이 기후 변화 감시와 국가 안보 정찰, 자원 탐사, 농작물 생육 모니터링, 산불·홍수·지진 추적, 해상 선박 이동 감시까지 거의 모든 산업으로 뻗어 있다고 설명한다.

항법과 안보 영역도 별도 축으로 묶는다. 우주의 시계이자 나침반으로서 항법위성을 설명하고 KPS와 KASS,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골든돔' 프로젝트 같은 사례를 통해 우주가 전략 자산이 되는 과정을 짚는다.

후반부는 우주 데이터센터와 빅테크의 움직임으로 시선을 넓힌다. 스페이스X와 구글, 엔비디아의 우주 데이터센터 진출을 언급하며 궤도에 서버를 올리는 시장이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도 살핀다.

책이 다루는 범위는 위성 너머로도 확장된다. 카르만 라인 너머의 시장,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발사대에서 시작되는 우주 시장의 구조를 거쳐 어떤 섹터에 먼저 자금이 몰리는지 추적한다. 마지막 파트는 실전 투자 가이드에 가깝다. 국내 우주 기업과 해외 우주 기업, 우주 ETF를 한자리에 모아 기술 경쟁력과 투자 포인트, 상품별 선택 기준을 정리한다.

정의훈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자본시장을 분석해왔고, 2021년 국내 최초의 우주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누리호 발사 당시 실황 중계와 후속 다큐멘터리 작업에도 참여했고 지금도 우주항공 산업을 자본시장의 논리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스페이스 X 마켓/ 정의훈 지음/ 368쪽

'스페이스 X 마켓'은 재사용 로켓, 스타링크, 우주 ETF까지 이어지는 우주항공 산업의 흐름을 투자 관점에서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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