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북극곰, 얼음, 장마 뒤의 공기…시인 박상수의 첫 산문집
[신간] '생활력'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생활력'은 시인 박상수가 7월의 하루하루를 따라 사랑, 상처, 죽음, 쓰기의 감각을 더듬는다. 저자 박상수는 서른한 편의 산문과 책의 앞뒤를 여닫는 두 편의 시로, 무너지는 세계에서도 생활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을 한 달의 문장으로 압축한다.
책의 첫머리에서 먼저 드러나는 것은 설명으로 다 붙잡히지 않는 감각을 끝내 남겨두려는 태도다. 박상수는 1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지는 산문을 따라 쓰기와 삶이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는 순간을 끌어낸다.
이 책은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 7월 권이지만, 시와 산문을 교차하던 익숙한 결을 한 번 비튼다. 책의 앞뒤에 시 두 편을 세우고 그사이를 서른한 편의 산문으로 채워, 하루씩 읽히는 호흡과 한 달 전체의 리듬을 함께 묶는다.
산문 속 시선은 장마 뒤 공기, 버스 안에서 스쳐 간 얼굴, 느티나무 아래 매미 허물 같은 장면에 오래 머문다. 가벼운 음악을 들으려 해도 그 안에서 다시 시적인 것을 발견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을 끝내 문장으로 붙드는 방식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사랑은 이 책에서 포근함만 남기지 않는다. 너무 다정해 녹아 없어질 듯한 순간 안에도 균열과 상처, 해결되지 않는 아이러니가 함께 있다는 감각이 여러 대목에서 드러난다. 일상 한복판의 감정이 시를 밀어 올리는 동력으로 놓이는 셈이다.
죽음과 상실도 생활의 장면으로 들어온다. 어머니의 죽음을 상상하고 그 말을 듣는 장면, 북극곰처럼 표류하다 녹아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은 삶을 버티게 하는 문장이 어디서 오는지 되묻게 한다. 그래서 '생활력'은 단순한 생존기가 아니라 생활을 잃지 않으려는 감각에 가까워진다.
계절의 대비도 선명하다. 한여름 7월을 쓰면서도 겨울을 배경으로 한 시들이 자꾸 떠오르고, 손바닥 위 얼음 한 조각의 차가움과 끝내 녹고 말 순간이 반복해 호출된다. 여름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사라짐을 늦춰 붙드는 기록이 된다.
난다는 2026년 '시의적절' 시리즈를 열두 시인이 달마다 이어 쓰는 형식으로 꾸렸고, 박상수는 그 일곱 번째 순서로 7월을 맡았다.
박상수는 2000년 '동서문학'에 시, 2004년 '현대문학'에 평론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현대문학상, 김종삼시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받았다.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숙녀의 기분', '같이 있어',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 '메신저 백'을 펴냈고 명지대 문예창작학과에서 학생들과 시를 읽고 쓴다.
△ '생활력'/ 박상수 지음/ 264쪽
ar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