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진술 사이에서 진실을 묻다…프로파일러의 진술분석
[신간] '인터뷰 룸'…진술만 남은 사건을 추적하다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인터뷰 룸'은 물증 없이 진술만 남은 사건에서 피해자의 말이 어떻게 증거가 되는지 추적한다. 저자 최규환은 20년 동안 1000명이 넘는 범죄자와 피해자를 인터뷰한 경험을 바탕으로 9개 사건과 진술분석 기준을 엮었다.
"나는 피해자입니다"와 "나는 결백합니다"가 맞서는 순간 무엇을 근거로 진실을 가릴 것인가. 최규환은 처절한 호소나 격정적인 눈물보다 기억의 구조, 언어의 결, 행동의 흐름, 사건 전후 정황을 함께 읽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CCTV나 목격자가 없는 내밀한 공간의 사건, 뒤늦은 신고로 물적 증거가 사라진 사건에서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단서로 남는다고 본다. 성범죄와 아동학대처럼 피해 진술의 신빙성이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상황이 이 책의 핵심 무대다.
책은 항거불능 상태의 성폭력 사건, 신혼여행 니코틴 살인 사건, 직장 내 위력 성추행 사건, 친족 성폭력과 피해 진술 번복 사건 등 9개 사례를 따라간다. 이주 여성 노동자 성폭행 사건, 강간 고소 사건, 알코올 중독자 배우자 폭행 치사 사건, 장기 누적 친족 성폭력 사건, 고령 여성 성범죄 사건도 함께 배치했다.
진술을 가르는 기준으로는 대법원의 신빙성 판단 요소인 객관성, 일관성, 통일성, 개연성, 구체성을 제시한다. 통화 기록이나 목격자 같은 간접 증거와의 일치 여부, 진술의 흔들림, 행동과 주장 사이의 모순, 서사의 연결, 감각 정보의 밀도를 교차 검증하는 방식이다.
최규환은 진실한 진술자도 자신의 흠결이 드러날까 걱정해 일부를 숨기거나 변형할 수 있다고 적는다. 그래서 인터뷰의 성패를 좌우하는 라포 형성과 함께, 피해 진술을 감정적 동조가 아니라 구조와 맥락으로 읽는 태도를 강조한다.
책이 한쪽 입장만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한다.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린 피의자의 결백이 드러나는 사례와 피해자·피의자 모두 사실을 왜곡하는 사건을 함께 다루며, 누구도 쉽게 거짓이라 단정할 수 없는 회색지대를 드러낸다.
저자 최규환은 충청남도경찰청 형사과 소속 프로파일러로 서울사이버대학교 군경상담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한다. 전북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동국대학교 법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경찰 재직 20년의 대부분을 프로파일링 분야에서 일했다.
인터뷰 룸/ 최규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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