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41조 벌때 온라인은 272조 벌었다"…유통 채널별 돈의 이동
[신간]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는 유통을 물건 이동이 아니라 돈의 길목을 선점하는 산업으로 다시 본다. 김인호와 신현암은 봉 마르셰 백화점부터 스마트폰 화면까지 이어진 175년 흐름을 따라 자본이 모이고 옮겨간 자리, 그리고 다음 영토를 짚는다.
책은 유통의 중심 질문을 상품 판매보다 자본 이동에 둔다. 어디에 매장을 놓을지, 고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할지, 결제가 일어나는 순간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결국 부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라는 문제의식이 초반을 밀고 간다.
첫 장은 백화점 약 41조, 대형마트 약 34조, 편의점 약 36조, 온라인 272조라는 수치로 돈이 고이는 저수지의 변화를 보여준다. 도시화와 인구 구조 변화, 기술과 물류 혁신이 땅 중심 상권을 데이터와 배송 중심 구조로 옮겨놓았다는 설명이다.
둘째 장은 저수지를 찾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해자를 쌓은 기업들로 시선을 돌린다. 1급지 선점과 금융 자산화, 습관과 환상으로 고객 시간을 붙드는 방식, 경쟁자가 따라오기 힘든 효율이 가격 결정권을 만든다는 분석이 핵심이다.
에르메스와 쿠팡, 올리브영, LVMH, 워크맨, 유니클로 같은 사례는 각기 다른 독점 구조를 보여준다. 티몬과 위메프의 미정산 사태도 함께 끌어와 물류 인프라 없이 수수료에 기대는 플랫폼의 취약성을 대비시킨다.
셋째 장은 오프라인의 생존을 재고 판매가 아닌 공간 기획에서 찾는다. 예술과 문화를 입혀 자산 가치를 높이고, 상품 거래보다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며, 온라인이 대신할 수 없는 경험을 설계해야 공간이 창고가 아니라 무대가 된다는 논리다.
마지막 장은 다음 돈의 지도가 그려질 자리를 네 갈래로 제시한다. 일본의 장기 침체를 비춘 시간의 영토, 고가와 저가가 벌어지는 K-소비의 영토, 파트너와 도시를 함께 살리는 생태계의 영토, 국경과 생애주기를 넘는 고객의 영토가 그 축이다.
김인호는 한국 유통산업에서 30여 년 경영자로 일했고, 현재 비즈니스 컨설팅사 비즈니스인사이트 부회장과 한국유통포럼 회장으로 활동한다. 신현암은 팩토리8 연구소 대표로 글로벌 현장을 오가며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다뤄왔다.
△ '유통으로 그리는 돈의 지도'/ 김인호·신현암 지음/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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