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의사가 다시 읽은 '법성게'…통증 이후의 삶을 묻다

[신간] '의상 스님 법성게'…수술·재활 환자의 회복과 초발심 조명

'의상 스님 법성게'는 의상 대사의 '법성게'를 삶과 회복의 질문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김태균은 '화엄경'의 핵심을 담은 210자 게송을 의료 현장에서 만난 몸의 언어와 연결해 읽는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의상 스님 법성게'는 의상 대사의 '법성게'를 삶과 회복의 질문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김태균은 '화엄경'의 핵심을 담은 210자 게송을 의료 현장에서 만난 몸의 언어와 연결해 읽는다.

'법성게'는 신라 시대 고승 의상 대사가 '화엄경'의 핵심 가르침을 7언 30구 210자로 압축한 게송이다. 게송은 부처의 가르침을 새기고 찬탄하는 노래이자 시를 뜻한다.

저자는 환자의 병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무릎의사다. 수술과 재활치료를 마치고 퇴원을 앞둔 환자들과 운동 교육, 인문학 강의, 명상을 나누며 '법성게'의 구절을 함께 읽어왔다.

그는 의료 현장의 경험을 통해 몸의 상태와 삶의 시간이 분리될 수 없다고 본다. 영상에는 관절의 손상이 보이지만, 그 몸이 견뎌온 생활과 돌봄, 노동과 습관은 별도로 읽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고통은 원인을 설명받는다고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수술과 재활의 계획이 세워진 뒤에도 사람에게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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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은 이 짧은 게송을 교리 해설이나 위로의 문장으로만 다루지 않는다. 책은 세계가 어떻게 성립하며 그 안에서 사람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는지를 묻는 방향으로 '법성게'를 다시 읽는다.

책의 1부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법성게'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을 정리하고, 회복이 단순히 아프기 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새로 배우는 과정임을 짚는다.

2부는 '법성게' 30구를 하나씩 읽는다. '자리의 세계', '이타의 세계', '수행자의 방편과 이익'으로 나눠 세계의 구조, 깨달음의 작용, 삶 속 수행의 의미를 살핀다.

책은 '초발심시변정각'과 '생사열반상공화' 같은 구절을 회복의 언어로 해석한다. 더 나은 삶을 살겠다고 마음을 내는 순간 자체가 이미 깨달음의 자리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법성게'가 더 높은 경지를 약속하는 글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묻는 시라고 정리한다. 몸과 관계, 시간은 깨달음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미 작동하는 자리로 제시된다.

△ 의상 스님 법성게/ 김태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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