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 빌려 스마트폰으로 '뚝딱'"… 불법 스캔 업자 검거

문체부, 신간·수험서 9600점 불법 유통업자 구속… 피해액 3억 원 달해
"반값 유혹에 출판 생태계 흔들었다"… '세계 책의 날' 앞두고 저작권 경종

불법 스캔에 이용된 도서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신간 도서와 수험서 등을 불법으로 스캔해 '피디에프(PDF) 전자책' 형태로 제작·판매한 업자를 검거했다. 출판계 피해액은 약 3억 원, 범죄수익은 약 1억 원으로 추정됐다.

문체부는 해당 피의자가 신간 도서와 수험서 등을 불법으로 스캔해 전자책 파일로 만들고 판매하며 부당이익을 취해왔다고 30일 밝혔다. 범행에 사용된 장비와 도서도 함께 압수했다.

이번 단속은 한국출판인회의의 제보를 바탕으로 문체부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가 한국저작권보호원과 공조해 진행했다. 수사대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하루 앞둔 4월 22일 피의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검거했다.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2021년 4월부터 최근까지 약 5년 동안 블로그와 카카오톡 채널, 엑스(X) 등 누리소통망에 "단행본, 절판서, 문제집, 수험서를 피디에프 이북으로 주문 제작해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올려 구매자를 모집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산 중고 서적이나 도서관에서 빌린 도서를 휴대전화 전용 응용프로그램 등으로 스캔해 피디에프 파일 형태의 전자책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파일은 도서 정가의 50% 수준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도서 약 500권과 불법 스캔된 피디에프 전자책 파일 9600여 점, 컴퓨터 등 관련 장비를 압수했다. 문체부와 보호원은 현재 이들에 대한 디지털 증거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불법 스캔 대행이 저작권 사각지대에서 이뤄지지만 지식문화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범죄라고 보고 있다. 구매한 도서는 소유권만 인정될 뿐 저작권은 저작자와 출판사에 귀속되며, 영리 목적의 스캔 대행은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매년 신학기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성행하는 전공 서적 불법 제본과 피디에프 스캔 파일 유통에 대해서도 보호원과 함께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판업계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 전공서적 피디에프 파일을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과 법적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문체부는 올가을 신학기에는 불법 스캔 대행업체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김재현 문화미디어산업실장은 "이 사건은 창작자의 피와 땀이 담긴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건강한 출판 생태계를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불법 복제물 유통 행위를 끝까지 추적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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