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모르는 '진짜 삶'…민음사, 인류학 시리즈 '땅' 출간
대도시 알바에서 재일코리안 가족사까지…데이터로 안 잡히는 삶의 현장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거대 담론과 통계 데이터가 놓치기 쉬운 우리 이웃의 구체적인 삶을 인류학적 시선으로 복원한 시리즈가 나왔다. 민음사가 새롭게 선보인 인류학 시리즈 '땅'은 홍대 알바생, 재일코리안 가족사, 지방 래퍼라는 서로 다른 세 자리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질문들을 던진다.
이번 시리즈는 학술서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에세이 형식을 빌려, 연구자가 현장에서 겪은 감정과 성찰을 전면에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날로 노는 홍대', '다음 리카에게', '래퍼와 공원' 등 총 3권으로 구성된 이번 프로젝트는 참여 관찰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오늘의 한국 사회를 다시 읽어낸다.
시리즈의 첫 축인 '날로 노는 홍대'(홍성훈 지음)는 단순한 유행의 거리로 소비되던 홍대를 10년 차 디제이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저자는 알바를 단순 노동이 아닌 '도시를 살려내는 감각'으로 규정하며 젊은이들의 욕망을 추적한다.'래퍼와 공원'(송재홍 지음)은 대구라는 지역성과 힙합 신을 연결한다.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연구자의 개인적 경험을 대구 래퍼들의 삶과 병치하며, 타인에게 진 '빚'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기만의 노래를 찾는 과정을 인류학적으로 고찰한다.
'다음 리카에게'(김이향 지음)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재일코리안 3세인 저자가 어머니와 할머니의 삶을 추적하며 '재일(자이니치)'이라는 존재의 자리를 묻는 과정은, 세대와 관계의 문제로 확장되어 독자에게 다가간다. 5060 독자들에게는 가족사의 질곡과 정체성이라는 화두를 통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목이다.
'땅' 시리즈는 인류학 연구자 셋이 서로의 독자가 되어 글을 다듬고, 출판사도 세 차례의 독회를 열어 묘사를 정교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거대 서사가 놓치는 현상을 세밀하게 기술하는 '민족지(Ethnography)'의 정수를 담으면서도, 대중이 읽기 쉬운 빠른 호흡을 채택했다.
△ '땅' 세트- '날로 노는 홍대' '다음 리카에게' '래퍼와 공원'/ 홍성훈·김이향·송재홍 지음/ 민음사/ 140쪽·164쪽·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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