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그만두고 인스타그램 파고보니…디스코드·숏폼·밈에 기생하는 혐오문화
[신간] '1020 극우가 온다'…팩트체크 실전 매뉴얼부터 디지털 백신까지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1020세대의 날 선 혐오의 언어를 4050세대가 이해할 수 있게 '생존의 공포'로 번역한 '1020 극우가 온다'를 페이지2북스에서 펴냈다.
이 책은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던 저자가 여의도를 떠나 인스타그램으로 향한 뒤 마주한 현장을 바탕으로 썼다. 보좌진이 신문 헤드라인을 좇는 동안 10대들은 밈과 숏폼, 익명 커뮤니티에서 정치를 소비하고 있었다는 문제의식이 책의 출발점이다.
정민철은 1020의 극우화를 단순한 치기나 일탈로 보지 않는다. 기성세대의 시선이 닿지 않는 디스코드와 익명 커뮤니티, 숏폼 플랫폼 안에서 전혀 다른 정치 문화가 자라났고, 그 안에서 진보는 냉소의 대상이 되고 보수는 금기를 깨는 힙한 문화로 받아들여졌다고 본다.
책은 그 흐름을 교실과 광장, 알고리즘과 밈의 언어로 추적한다. 1부와 2부에서는 혐오가 교실을 점령하고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기까지의 연대기를 좇고, 3부에서는 이미지와 음악, 짧은 영상이 어떻게 정치적 감각을 재구성하는지 짚는다. 논리보다 감각이 먼저 작동하는 세대의 문법을 분석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1020세대의 분노가 공허한 허세만은 아니라고 본다. 국영수를 공부하고 대학에 가고 군대를 다녀오고 스펙을 쌓아도 좁은 취업 문과 가질 수 없는 아파트, 잠재적 가해자라는 낙인만 돌아왔다는 좌절이 밑바탕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시스템 안에서 패배했다고 느낀 청년들이 차라리 시스템 붕괴를 상상하는 '가속주의적 욕망'에 끌릴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놓는다.
알고리즘 비판은 책의 핵심 축이다. 정민철은 혐오가 정치가 아니라 문화로 이식됐다고 말한다. 노무현을 희화화한 캐릭터 소비, 조롱의 밈, 짧고 강한 자극이 쌓이며 '민주당은 우스운 놈들'이라는 감각이 무의식에 각인된다는 것이다. 텍스트의 논박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미지와 비트가 정치적 정서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저자는 1020을 악마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알고리즘에 의해 인지 체계가 오염된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와 교사가 "그건 가짜야"라고 단정하기보다 출처를 묻고 정보의 신뢰도를 스스로 따져보게 해야 한다는 '팩트체크 실전 매뉴얼'도 그래서 나온다.
후반부는 진단에 그치지 않고 대응책으로 나아간다. '가짜뉴스 수익 환수제' '블루 알고리즘 생태계 조성' '알고리즘 투명성 위원회' 같은 제안을 통해 개인과 집단, 제도 차원의 해법을 함께 모색한다. 긴 글과 엄숙주의만으로는 이미 도파민 자극에 익숙해진 세대를 설득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도 분명하다.
정민철은 SNS 누적 조회수 4억 회를 기록한 20대 세대 커뮤니케이터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노무현재단 온라인 혐오대응 TF 위원을 맡고 있다.
△ '1020 극우가 온다'/ 정민철 지음/ 페이지2북스/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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