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스님 "기록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월정사 '오대산의 고승' 총서 발간
자장·범일·나옹부터 탄허·만화까지…오대산 수행 전통 1400년 집대성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대한민국 불교 1400년 수행의 기운이 깃든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가 신라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대산 수행 전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오대산의 고승' 총서(총 10권) 발간한다. 월정사는 1차 출시본 '자장율사' '범일국사' '나옹선사'를 14일 공개했다.
주지 퇴우 정념스님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자를 만나 "이번 기획은 단순한 고승 전기 출간에 머물지 않는다"며 "월정사는 오대산이라는 정신 공간의 계보를 세우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총서 출간의 배경에는 그동안 개별 고승 연구나 사찰사는 있었지만 오대산을 중심축으로 신라부터 근현대까지 수행의 흐름을 한 계보로 조망한 작업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서는 흩어진 인물사를 한 산의 시간 속에 배치해 공간과 법맥의 연속성을 함께 보여주려는 시도다.
퇴우 정념스님은 "오대산은 과거에 머문 산이 아니라 지금도 4개의 선원에서 100여 명의 선승들이 치열하게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총서는 자장율사, 범일국사, 나옹선사를 시작으로 신미대사, 사명대사, 한암선사, 탄허선사, 만화선사로 이어진다. 9권은 오대산 불교 문화와 역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10권은 '삼국유사'와 '조선왕조실록' 등 주요 문헌 속 오대산 관련 기록을 모은 자료집으로 기획했다.
월정사는 오는 12월께 신미대사, 사명대사, 한암선사를 추가로 펴내고, 2027년 상반기까지 탄허선사와 만화선사를 포함한 전 권을 완성할 계획이다.
집필진도 이번 작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자장율사'의 저자 김형중은 "쉽고 재미있되 소설은 아닐 것, 일대기 중심의 평전도 아닐 것, 자장율사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책일 것이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범일국사'를 쓴 조민기 작가는 "오대산과 깊은 인연을 맺은 고승들의 삶과 가르침, 그리고 오대산이 품어온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려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기획 의도가 선명했다"고 전했다.
'나옹선사'를 쓴 이정범 작가도 "법당을 중창하거나 불상을 조성하는 하드웨어 불사에 비해 시대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불사도 필요하다"며 "이 '오대산의 고승들' 시리즈는 그런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밝혔다.
월정사는 이번 총서가 출판을 넘어 한국불교의 사상적·문화적 DNA를 되짚는 문화 자산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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