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년 전 세종의 첫인사"…해례본 속 낱말 124개 직접 써보기
[신간] '훈민정음 해례본 낱말 날적이'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며 백성에게 건넨 가장 다정한 배려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담긴 한글 낱말 124개를 통해 그 답을 제시한다. 훈민정음 반포 580돌과 한글날 제정 100돌을 기념해 출간됐다.
이 책은 해례본 속 생활 낱말을 직접 따라 쓰는 필사 교양서다. 저자 김슬옹은 훈민정음 전공 국어사학자이자 한글 운동가다. 현재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며, 우리 말글 관련 저서 128권(72권 공저)과 논문 150여 편을 집필했다.
세종은 한문을 몰라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소·벌·콩·밥·옷'처럼 누구나 아는 일상의 언어를 골라 해례본에 실었다. 책은 이를 동물, 식물, 자연 등 7개 주제로 분류해 15세기 옛 표기와 현대 표기를 대조하며 어원과 문화적 배경을 상세히 풀이한다. 예를 들어 '범'과 '감' 같은 단어가 500여 년의 시간을 어떻게 관통해 왔는지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담아냈다.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독자가 직접 '날적이'(날마다 적는 것)를 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낱말을 필사하고 감상을 적는 공간을 마련해 마음 챙김의 시간을 제공하며, QR코드를 통해 15세기 당시의 발음과 현대 발음을 직접 비교해 들어볼 수도 있다.
이 책은 어려운 한자어에 가로막혔던 백성의 눈을 뜨게 하려던 세종의 인본주의 정신을 손끝으로 체험하게 한다. 한글의 역사에 관심 있는 일반인은 물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과 학생들에게도 한글의 뿌리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문화 체험서다.
△ 훈민정음 해례본 낱말 날적이/ 김슬옹 글/ 마리북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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