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교향곡' '빗방울'…클래식 명곡 뒤 절절한 러브 스토리
[신간] '불멸의 연인'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불멸의 연인'은 클래식 명곡 뒤에 숨겨진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며, 익숙한 작품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들려주는 교양서다. 이 책은 프레데리크 쇼팽, 에릭 사티, 프란츠 리스트, 루이 엑토르 베를리오즈 등 네 명의 음악가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관통한 사랑과 갈등, 상처의 순간들을 조명한다.
대학에서 음악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이 거장들이 연인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고, 관계가 깊어지거나 어긋나는 과정을 거쳐 결국 음악으로 승화해 가는 여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편지와 회고록, 당시 신문과 잡지 등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서사는 독자에게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히며, 음악을 지식이 아닌 이야기로 경험하게 한다.
일례로 '환상교향곡'의 탄생 과정도 흥미롭다. 저자는 "베를리오즈는 스미스슨의 모습을 보자마자 벼락에 맞은 느낌이었다"며 "그 순간은 마치 운명이 그에게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준비해 놓은 것만 같았다"고 쓴다. 스미스슨을 향한 격렬한 사랑은 불과 두 달 만에 음악으로 형상화됐다. 이렇듯 19세기를 대표하는 교향곡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의 출발점에는 베를리오즈의 사랑과 실연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었다.
책은 기존 음악사에서 '뮤즈'로만 소비되던 여성들을 새롭게 조명한다. 화가 수잔 발라동, 작가 조르주 상드, 귀족이자 예술 후원자 마리 다구, 배우 해리엇 스미스슨 등은 단순한 영감의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예술과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간 인물들로 그려진다. 이를 통해 음악이 한 사람의 천재성만으로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관계와 감정 속에서 함께 빚어진 산물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사랑은 때로 천재 예술가들의 삶을 흔들었지만, 동시에 세기를 넘어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쇼팽의 '빗방울'과 리스트의 '발렌슈타트 호수에서' 등 작곡 뒷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클래식을 한층 가깝게 느끼게 된다.
js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