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초의 생태학자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 다시 읽기
[신간]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Maria Sibylla Merian)은 17~18세기 독일의 생태학자이자 식물학자, 곤충학자다. 후대 연구자 22인이 메리안의 연구와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살폈다.
책은 메리안의 생애와 작업을 한 방향으로 칭송하기보다, 연구·예술·출판 환경까지 함께 놓고 다시 읽어낸다.
메리안은 곤충의 발달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그렸다. 먹이식물과 곤충을 한 화폭에 함께 배치했다. 책은 이 시도가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적었다.
학계에서는 메리안을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린네에 앞선 '최초의 생태학자'로 평가한다. 괴테가 메리안의 능력에 경의를 표했다는 대목도 실었다. 린네의 '자연의 체계' 10판이 메리안을 136회 참조했다는 설명도 담았다.
책은 인물 평전이 아니다. 메리안의 연구 성과와 과학적·예술적 가치를 작품 단위로 살피고, 동시대 문화와 인쇄 기술 같은 주변 조건까지 확장한다. '예술과 과학, 자연의 관찰과 예술가의 의도'라는 표현을 전면에 둔다.
책은 메리안의 관계망도 좇는다. 남편 요한 안드레아스 그라프, 우정수첩에 남긴 흔적, 네덜란드 여성 식물 화가들의 인맥을 다룬 글이 실렸다. 바늘로 수놓은 꽃 그림과 18세기 개인 서고에 남은 메리안 출판물도 함께 다룬다.
메리안의 남아메리카 북부에 있는 수리남 체류도 다룬다. 현지 토착민들이 메리안의 연구에 기여한 바를 이야기한다. 책은 메리안이 동시대 박물학자들 가운데 토착민과 노예의 기여를 언급한 유일한 인물이었다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제약도 정면으로 놓는다. 그는 라틴어를 배우지 못해 남성 동료와의 학술 대화에 온전히 참여하기 어려웠다. 책은 메리안이 학력의 부족을 예술적 역량과 관찰로 채웠고, 나방과 나비의 생활사를 증명해 냈다고 적었다.
이 책은 2024년 미국 식물원예도서관협회(CBHL) 올해의 책으로 뽑힌 바 있다.
△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 꽃과 나비와 열매를 그린 최초의 생태학자/ 베르트 판더루머르 등 지음/ 조은영 옮김/ 문학수첩/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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