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와 퀴어·생태주의를 하나로 모았다…이름없는 여성 이야기
[신간] '치나 아이언의 모험'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짐승 같은 남편 피에로에게서 벗어난 치나 아이언이 반려견 에스트레야와 길을 나서는 소설 '치나 아이언의 모험' 한국어판이 나왔다.
치나는 이름이 아니다. 소설은 치나를 '여자 가우초' 또는 소녀, 여성, 아내, 하녀를 뜻하는 일반 명사로 둔다. 이름을 갖지 못한 자리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치나의 성 아이언은 철을 뜻한다. 스페인어로 옮기면 피에로가 된다. 소설은 이름과 성을 얽어 가부장적 폭력의 구조를 건드린다.
이 작품은 아르헨티나의 가우초 문학이자 국민 대서사시로 불린 '가우초 마르틴 피에로'를 페미니스트와 퀴어의 관점에서 비틀었다.
원작이 근대화 과정에서 부랑자나 범죄자 취급을 받던 가우초들의 애환을 다뤘다면, 이 소설은 피에로를 가부장적이고 고압적인 남편으로 다시 세운다. 행방불명된 것으로 그려졌던 아내가 사랑과 해방을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상상을 펼친다.
소설은 창세기를 떠올리게 하는 첫 구절로 문을 연다. 치나의 재탄생을 팜파의 빛 아래에 세운다. 색과 지성의 향연, 레즈비언 사랑, 프리즘 같은 시적 언어, 종간 의사소통이 한 덩어리로 달려온다.
여정은 로드 무비처럼 흘러간다. 치나는 리즈를 만나 마차에 오른다. 팜파와 요새를 지나 강으로 향하며, 풍경과 관계가 동시에 바뀐다. 이 과정에서 페미니즘과 퀴어, 생태주의와 반종차별주의를 한 문장 안에서 맞부딪친다.
가브리엘라 카베손 카마라는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페미니스트, 환경 운동가다. 그는 스스로를 '태어날 때부터 퀴어'이자 '사회 생태주의자'로 정체화하고 있다.
△ 치나 아이언의 모험/ 가브리엘라 카베손 카마라 지음/ 조혜진 옮김/ 움직씨/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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