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박정희 없는 박정희 체제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간] '박정희 이데올로기'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황병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 박정희 이후 오늘날 한국인을 지배하는 삶의 문법까지 톺아보는 '박정희 이데올로기'를 펴냈다.
황 연구관은 박정희를 '위대한 지도자'와 '무자비한 독재자'라는 양극의 틀에서만 떼어내려 했다. 통치성과 이데올로기를 해부해 한국인을 움직이는 생활의 규칙을 따라간다.
저자는 박정희의 생애를 개인사로만 축소하지 않는다. 그를 만든 시대와 역사, 체제가 만든 통치 기술까지 한 덩어리로 묶는다.
1부는 박정희가 어떤 조건에서 성장했는지부터 다룬다. '빈농의 아들' 신화를 가족과 가난의 문제로 되짚고, 학교와 교회, 훈도와 군인의 길을 한꺼번에 붙잡는다. 이어 해방 이후 권력의 길로 들어간다. 해방과 남로당, 변신과 전향을 함께 놓고 전쟁과 쿠데타, 군과 정치의 결합을 따라간다.
2부는 박정희 체제의 통치성을 파고든다. 미국 헤게모니와 박정희를 엮어 '스몰 아메리카', 대미 인식과 종속된 민족주의, '발전의 클레오파트라' 같은 표현을 전면에 둔다. 국가는 군사적 통치성으로 움직이고 시장은 소유권과 화폐, 가격 메커니즘으로 통치를 정당화했다고 본다.
3부는 이데올로기의 층을 더해 파시즘에서 자유주의까지의 스펙트럼을 펼친다. 박정희를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 놓고 한국적 민주주의의 궤적을 되짚는다. 민족주의가 지배담론으로 굳는 과정, 발전주의와 빈곤의 정치, 선진국의 꿈과 '군사적 자유주의'를 해부한 뒤 21세기의 포스트 박정희 체제로 시선을 옮긴다.
저자는 '지금 박정희를 다시 읽는 이유'로 극우의 부상, 혐오의 분출, 전쟁 발발, 양극화의 심화를 든다. 다시 도래하는 파시즘을 경고하며 박정희라는 기표가 현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묻는다.
황병주는 한양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정희 체제의 지배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사문제연구소 연구부소장, 한국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 박정희 이데올로기/ 황병주 지음/ 돌베개/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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