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 절개로 쓴 독립의 사자후"…'파리장서', 원본 최초 공개

3월의 문학인 '곽종석'·'김창숙' 선정
성균관대서 '파리장서' 학술행사 3월 26일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巴里長書)의 원본 (국립한국문학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립한국문학관(관장 임헌영)은 3.1절을 앞두고 1919년 당시 전국의 유학자들이 연합해 파리평화회의에 보낸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巴里長書)의 원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주동자인 김창숙과 곽종석의 협의 아래 곽종석의 친필로 작성된 것으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번 원본 공개는 3.1운동이 신분과 처지를 막론한 전 국민적 운동이었음을 재확인하고, 우리 문학 유산에 담긴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파리장서 사건'은 3.1 독립선언서 민족 대표에 유림 측 인사가 포함되지 못한 것을 통탄한 유학자들이 독자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시작됐다. 김창숙은 "망국의 책임을 져야 할 유교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움을 어찌 견디겠느냐"며 전국 유림의 뜻을 모았고, 스승인 곽종석이 초안을 작성했다. 일제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원문을 잘게 찢어 짚신 속에 숨겨 상해로 운반하는 등 긴박한 과정을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137명의 유학자가 연명해 파리로 발송했다.

3월의 문학인 '곽종석'과 '김창숙' (국립한국문학관 제공)

이 문서는 단순한 청원서를 넘어 구 지식인들이 국제 사회의 평화 원칙에 발맞춰 독립의 정당성을 역설한 외교 문서다. "만국이 평화롭다면 한국도 그중 하나이니 어찌 우리만 평화롭지 않겠는가"라고 호소하는 문장은 전통 유학 사상과 국제적 평화 사상을 결합한 독립운동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편, 국립한국문학관은 자료 공개와 함께 3월의 문학인으로 '곽종석'과 '김창숙'을 선정했다. 3월 26일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파리장서의 문학적 전달력과 역사적 의의를 조명하는 학술행사를 개최한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