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창비, 'K담론' 거점 선언…"세대와 조화 통해 시대 난제 극복"
1만 독자와 함께하는 세대전환과 소통 모색
미래 역점사업 추진…문화재단과 IP 확장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계간 '창작과비평(이하 창비)'이 2026년 창간 60년을 맞았다. 1966년 1월 작은 책자로 시작해 군사정권의 폐간 조치와 등록 취소라는 고난을 딛고 일어선 '창비'는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지식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비의 이남주 편집주간은 "창비 60년은 한국 문학의 위상 격상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라며 "이제 창비는 전환기 창조의 시대에서 한반도에서 발흥하는 K담론을 세계로 확산하는 중심이 되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염종선 창비 대표이사는 "'한결같음'을 구현하는 방도로서 오늘날 위기의 인문정신을 회복하고 창비의 핵심 가치를 담은 담론 개발에 역점을 둘 것이다"며 "문학, 교양, 청소년, 어린이 등 각 분야의 활발한 출판 활동으로 책의 가치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창비'는 창간 이후 분단체제와 자본주의의 한계를 냉철히 비판하며 민의 역량을 신뢰하는 길을 걸어 왔다. 문예지와 정론지를 겸하는 '비판적 종합지'로서 60년간 정체성을 유지해 온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사례다.
60주년을 맞은 '창비'의 핵심 키워드는 'K담론의 거점'이다. 서구 중심적 이론의 한계를 넘어 한반도에 축적된 사상 자원을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발신하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부터 시작된 'K담론을 모색한다' 연속기획을 통해 다산 사상, K민주주의, 삼균주의 등을 재조명했다. 올해 봄호 특집에서도 이 논의를 이어간다.
또한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연재를 통해 염상섭, 나혜석 등 근대 작가부터 현대 문제작까지 한국문학의 성취를 문명전환의 관점에서 평가한다. 2021년부터 추진해 온 '한국사상선'(전 30권) 완간을 기념해 올 가을, 국내외 학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K사상 심포지엄'을 열어 전 지구적 위기 극복의 대안을 모색한다.
'창비'는 활자 매체의 위기 속에서도 정기구독자 1만 명(종이 7500명, 전자 2500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체 독자 중 2030 세대 비율이 40%에 달하며, 온라인 북클럽 '클럽창비' 2기 회원의 56%가 젊은 층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한강, 정지아 등 화제작의 산실이 된 온라인 연재와 '매거진창비' 아카이브 등 디지털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창비'는 이달 현기영 소설가를 초대 이사장으로 한 재단법인 창비문화재단을 설립했다.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 운영과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 등 인기 IP의 영상화 및 공연화를 추진하고, '시요일', '책씨앗'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독서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정도전부터 김대중까지 한국 사상가 59인의 업적을 집대성한 총서를 6월 최종 마무리해 일반인을 위한 입문서로 널리 보급할 계획이다.
창비 60년 역사의 원동력에 대해 염 대표는 "끊임없는 세대와의 조화를 통해 시대의 난제를 극복하려는 정신이다"며 "정론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문학의 가치를 동반해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라고 밝혔다.
창비가 견지하는 '정론'의 기준에 대해 이 편집주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민'(民)의 역할이 한국 사회 변화를 이끄는 동력이다"며 "창비는 특히 한국 사회 지속 가능성의 질곡으로 작동하고 있는 분단 체제의 극복을 위한 담론을 통해 더 건강한 힘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편집진은 27일 창비서교빌딩에서 60주년 축하 모임을 갖고 '한결같되 날로 새로운' 혁신을 다짐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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