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자리가 따로 있을까"…도시·건축·예술로 풀어낸 현실 풍수
[신간]'풍수는 어떻게 부와 권력을 이끄는가'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김두규가 건물의 자리와 모양부터 물길과 바람길, 그림과 보석, 장묘까지 삶의 공간을 읽는 기준을 사례로 보여주면서 풍수의 핵심을 한 권에 담았다.
도시는 왜 어떤 곳에서 돈이 돌고 힘이 모일까. 책은 강남역 일대의 물길, 사대문 안의 입지, 기업 사옥의 출입 방향 같은 눈에 보이는 구조에서 답을 찾는다. 저자는 수구와 기구 같은 풍수 개념을 도시계획 언어로 번역해 독자가 현장에서 바로 점검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부를 부르는 터는 따로 있을까. 저자는 이런 가설을 건축 풍수로 검증한다. 정문의 방향, 블록형 매스의 단절, 연결부의 끊김이 사람의 동선과 심리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 실례로 풀었다. 실제 사례는 삼성 서초사옥, 강남역 합수처, 금융기관 출입 동선 등 우리 생활권의 장면에서 가져왔다.
저자는 동기창의 남북종론부터 조선 풍수화, 김병종의 화홍산수까지 이어 보며 그림 속 새의 움직임을 기구, 물의 흐름을 수구로 읽는다. 집과 사무실의 벽에 어떤 이미지를 걸어야 리듬이 살아나는지, 시선이 모이는 지점을 어떻게 설계할지 실전 감각을 제시한다.
운명은 시간과 공간의 합작이라는 전제로 사주와 풍수의 만남을 정리한다. 주희와 진덕수의 논의를 출발점으로 삼아 조선 지식인의 풍수 이해, 한중일 사주 대가의 전통을 훑고 현대 대학과 공공기관에서 풍수가 다시 학문과 실무를 잇는 과정을 짚었다.
가문과 권력의 설계로 풍수의 범위를 넓힌다. 선영의 혈과 생가의 강기를 비교해 집안의 흥망을 읽는 방식, 도시 이전과 공공청사 입지 같은 집단 선택에서 길지의 조건을 검토하는 기준을 소개한다. 공간 선택이 조직문화와 의사결정에 미치는 파장을 실증과 논리로 잇는다.
저자는 풍수를 미신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대는 공간 읽기로 재정의하고자 애쓴다. 타이완과 홍콩의 문화 계획, 중국의 풍수 재공식화, 프리츠커상 이후 아시아 건축가의 약진 같은 흐름을 엮어 전통 지식과 현대 설계의 접점을 보여 준다.
저자는 풍수학자이자 오랫동안 공공기관과 기업에 입지 자문을 해 온 연구자다. 국운풍수 연재와 현장 컨설팅에서 얻은 프레임을 바탕으로 건축, 미술, 장묘, 보석, 사주를 한 축으로 묶었다.
그는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고 말한다. 채광, 바람길, 물길, 출입 동선처럼 눈으로 확인 가능한 기준부터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미지와 사물의 배치까지, 오늘 당장 바꿀 수 있는 단서를 찾아보라고 권한다.
△ 풍수는 어떻게 부와 권력을 이끄는가/ 김두규 지음/ 해냄/ 2만 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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