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과 소외된 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사진 에세이 고전 '복간'
[신간] '세상 끝의 기록'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미술비평가이자 소설가인 존 버거와 인본주의 다큐 사진의 거장 장 모르가 남긴 기념비적 명저가 국내 최초 양장본으로 복간됐다.
이 책은 1999년 초판 발행 이후 사진 에세이의 고전으로 불리며 창작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어 왔다. 이제 국내 절판 이후 긴 기다림 끝에 텍스트와 사진을 보정하여 새롭게 재탄생했다.
50년 지기인 두 거장은 20세기 말, 노년에 이르러 '세상의 끝'이라는 주제로 다시 손을 잡았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사진과 글의 관계, 다큐 사진가로서의 장 모르에 대한 존 버거의 깊은 성찰을 담은 에세이다. 후반부는 장 모르가 큰 수술을 거친 뒤 삶의 경이로움을 깨닫고 기록한 40여년간의 여정을 그린다.
스코틀랜드의 외딴섬부터 아프리카, 스리랑카,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시선은 화려한 중심부가 아닌 소외된 변방으로 향한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현대사 속에서 인권과 노동, 일상적 존엄의 문제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특히 장 모르의 흑백사진은 대상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은 채 삶의 원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노년의 예술가들이 빚어낸 온기와 지혜는 2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세상의 끝에서 발견한 가장 솔직한 인간의 기록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두 거장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작별 인사다.
△ 세상 끝의 기록/ 존 버거·장 모르 글/ 민지현 옮김/ 더퀘스트/ 2만 8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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