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이 들여온 커피가 일으킨 세계사의 소용돌이"

[신간]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사람과나무사이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이슬람 수피교도가 욕망 억제를 위해 마시던 '검은 음료' 커피가 역설적으로 유럽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하며 세계를 제패한 흥미로운 역사를 다룬다. 저자는 일본의 독문학자인 우스이 료이치로 도쿄대 명예교수다.

저자에 따르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군대에 커피를 최초로 도입하며 프랑스 산업혁명의 불씨를 당겼다. 군대 보급을 위한 커피 확보 노력은 직물기계 개량, 설탕 제조 등 여러 분야의 기술 개발을 촉진하며 프랑스 산업 전반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가브리엘 드 클리외는 루이 14세에게서 얻은 커피나무 한 그루를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섬에 심었다. 여기서 쏟아진 막대한 생산량의 원두는 전 세계 커피산업과 무역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슬람 세계의 커피 무역을 장악하던 카이로 상인들은 치명타를 입었다. 또한 서인도제도산 커피가 서아시아로 역수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저자는 또한 17세기 후반 런던 시민생활의 중심이었던 영국 커피하우스가 쇠퇴하고 홍차와 티하우스에 밀려난 이유로 여성 배제라는 흥미로운 요인을 제시한다. 이는 영국의 커피 문화를 넘어 아편전쟁으로까지 비화하며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커피를 둘러싼 근원적 의문을 던진다. 커피가 어떻게 계몽주의 운동과 프랑스대혁명, 독일 혁명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촉발제가 됐는지를 날카롭게 통찰하는 매혹적인 역사서다.

△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우스이 류이치로 글/ 김수경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1만 9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