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 북한을 직시하라"…송민순 전 장관의 대한민국 생존 해법

[신간] '좋은 담장 좋은 이웃'

좋은 담장 좋은 이웃 (생각의창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남과 북, 공존 기반으로 '차가운 평화' 거쳐 '따뜻한 평화'로 나아가야."

혼란스러운 세계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 안보와 미래 전략을 위한 12개의 핵심 질문과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 대한민국 제34대 외교부 장관과 대통령실 통일외교안보실장 등을 지낸 송민순이다.

저자는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등장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며, 10여 년간 숙고한 결과물을 이 책에 담았다. 그가 던지는 핵심 키워드는 전략적 '자율'과 남북 간 '공존'이다.

그는 "대한민국 안보에 구명조끼라도 있는가?"라는 엄중한 질문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이어서 북한의 비핵화가 사실상 허상이 된 현 상황에서 우리가 '설탕 발린 화약통'을 입에 물고 안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미국에 대한 의존형 동맹에서 벗어난 '자립형 동맹'과 잠재적 핵 능력을 확보해 남북 간 핵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단순히 미국의 핵우산에 기댈 것이 아니라, 한국 스스로 한반도 핵 균형의 한 축이 돼 안보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필요성도 함께 역설한다.

또한 당장 실현 가능성이 없는 통일이라는 '허상'에 갇히지 말고, 남과 북이 '국가 간 통상적 관계가 적용되는 정상적 이웃'으로 공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좋은 담장, 좋은 이웃'이라는 공존 양식을 설정해 '차가운 평화'를 거쳐 '따뜻한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전략이다.

저자는 한국 정치권의 구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70년 넘게 지속된 실존적 안보 위기를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정치 도구화하는 데 익숙해졌다고 지적하며, 안보를 득표에 활용하는 행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 책에는 주둔군 지위 협정(SOFA) 개정, 방위비 분담 특별 조치 협정(SMA) 체결,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 체결 등 한·미 동맹의 주요 기둥을 다져온 저자의 외교 현장 경험과, 페리 프로세스, 제네바 4자 회담, 베이징 6자 회담의 9·19 공동성명 채택 등 다자적 평화 구축 과정에 참여한 깊은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송민순은 "이 책은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우리가 바라는 자아상에 도달하기 위한 경로를 제시한 것"이라며 "평화·번영·통일이라는 국가적 염원을 향해 가는 토론의 작은 화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보수적이지도 진보적이지도 않다.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 해답을 담고 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12일 오후 3시에 한국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리는 북토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좋은 담장 좋은 이웃/ 송민순 글/ 생각의창/ 2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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