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의 40년 작법을 풀어냈다…10주년 개정증보판

[신간]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신간]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장석주의 '글쓰기는 스타일이다'는 독서와 글쓰기로 일생을 살아온 문장 노동자의 작법서다. 책 읽기에서 글쓰기까지, 나를 발견하는 인문학적 여정이자 문체의 미학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장석주는 "쓰다와 살다는 동의어다"라고 말한다. 그는 스무 살 시절 시립도서관 구석에 틀어박혀 습작하며 '천부의 재능'이란 허상을 깨달았다. 40년 넘게 글을 쓰며, 실패와 고독 속에서 얻은 결론은 단 하나였다. 글쓰기는 삶 그 자체라는 것.

책은 밀실·입구·미로·출구·광장 다섯 공간으로 나뉜다. '밀실'은 글을 위한 독서의 공간이다. 저자는 이해와 공감 없는 글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독서는 글쓰기의 전제이자 자기 성찰의 첫걸음이다.

'입구'에서는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알아야 할 것들을 다룬다. 실패 가능성, 백지의 공포, 고독과 칩거 같은 현실적 조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익숙한 세계를 벗어나야만 새로운 언어가 깨어난다고 말한다.

'미로'는 글쓰기 중 마주치는 문제를 탐색한다. 작가의 연장통, 일기의 힘, 에세이 쓰기 등 실제 작법을 다룬다. '출구'는 작가의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문체 속에서 피에 녹아 있는 기질과 정체성이 드러난다고 본다.

마지막 '광장'에서는 국내외 12인의 대가 문체를 분석한다. 김연수·김훈·박경리·피천득·한강, 그리고 헤밍웨이·하루키·멜빌·샐린저·카뮈·헤세 등이다.

특히 한강의 문체를 "서사를 품은 교향, 응축과 도약을 품은 시적 스타일"이라고 설명하며, 시적 감수성과 서사의 결합이 한국 문학의 깊이를 만든다고 말한다.

저자는 매일 8시간 독서와 4시간 글쓰기를 이어가며 60여 권의 책을 펴낸 다독가이자 문장가다. 그가 강조하는 글쓰기의 조건은 단순하다. 읽고, 느끼고, 쓰는 일상 속 반복. 그 속에서 문장은 숙성되고, 스타일은 완성된다.

△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장석주 지음/ 중앙북스/ 2만 2000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