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과 역풍의 시대에 진보의 길을 묻다"…400년 세계 역사 통찰

[신간]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부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 책은 세계적 석학 파리드 자카리아의 신작이다. CNN '파리드 자카리아 GPS'의 진행자이자 '맥락의 대가'로 불리는 저자는 근대 400년 역사의 통찰을 통해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 극심한 양극화, 끊임없는 혁명과 거센 역풍의 시대를 종합적으로 해설한다.

이 책은 1부에서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미국 혁명 등 20세기 이전의 혁명을 다룬다. 2부에서는 세계화, 정보, 정체성, 지정학 혁명 등 현대 세계를 규정하는 네 가지 혁명을 통시적으로 고찰한다. 모든 '혁명'에는 '급속한 진보'와 '원래 상태로의 회귀(백래시)'라는 상반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진보와 역풍의 변증법적 과정을 분석한다.

저자는 역사적 진보는 자유와 존엄, 자율성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가치를 향하지만, 급진적 변화에는 필연적으로 반발과 역풍이 따른다고 지적한다. 화약 시대의 기사도 향수나 산업화에 저항한 러다이트처럼, 현대에도 정체성 위협을 느끼는 이들의 반발이 포퓰리즘과 문화 전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책은 특히 한국 사회를 "혁명과 역풍이 가장 압축적으로 교차하는 사회"로 진단한다. 압축 성장의 혜택과 함께 외환위기, 불평등, 젠더·세대 갈등 등을 겪는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은 현재의 혼돈을 이해하고 미래를 헤쳐 나갈 지혜를 모색하는 600쪽 분량의 긴 호흡을 제공한다.

결국 역사의 진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비례해 고조되는 역풍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합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것이 저자의 권고다. 속도 조절, 포용, 사회 안전망 확충, 민주주의 제도 존중 등을 퇴행 없는 진보를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다.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 파리드 자카리아 글/ 김종수 옮김/ 부키/ 3만 8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