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아름다움을 훔치다"…말놀이로 펼치는 세상의 점·선·면·색깔

[신간] '무늬 도둑'

무늬 도둑 (상상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말놀이 동시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시인 최승호가 신작 동시집으로 돌아왔다. 시집 '대설주의보', 우화집 '눈사람 자살 사건' 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손꼽히는 그가 이번 동시집에서도 특유의 재기발랄한 말놀이를 유감없이 선보인다.

'무늬 도둑'은 '점무늬'를 시작으로 '줄무늬', '면무늬', '꼴무늬', '색색깔무늬'로 구성되어 자연과 일상 속 다양한 무늬들을 포착한다. 무당벌레의 '땡땡이 무늬'나 라면에서 발견한 줄무늬처럼, 시인은 섬세한 관찰력과 놀라운 통찰력으로 주변 환경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해 낸다.

특히 이번 동시집은 시 속에 담긴 무늬를 독자들이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제목 옆에 패턴을 그림으로 삽입했다. 독자들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무늬와 함께 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문해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다.

이는 한글그림 동시집 '물땡땡이들의 수업', 색색깔깔 동시집 '피카소 물고기'에서 이어져 온 형태와 색채에 대한 시인의 관심이 확장된 결과다. 점, 선, 면, 모양, 색깔의 반복된 패턴을 통해 아이들이 주변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언어의 반복적 활용으로 리듬감을 살리고 말놀이로 말의 재미를 전하는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시집이다. "으름장" 놓는 으름밤나방 애벌레나 무늬 도둑이 무서워 무늬를 감춘 양파 이야기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 무늬 도둑/ 최승호 글/ 홍성지 그림/ 상상 / 1만 4000원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