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부터 알츠하이머까지…28가지 의학 이슈를 만화로 읽다

[신간] '의학의 소소한 최전선'

의학의 소소한 최전선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건강을 둘러싼 믿음과 과학의 경계는 흐릿하고,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은 늘 고되다"

과학 만화가 김명호가 최신 의학 논문과 연구를 토대로 여드름·통증·정신노동·암·항노화제·알츠하이머 등 28개의 의학 이슈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낸 '의학의 소소한 최전선'을 펴냈다.

책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흑사병·매독 같은 인류의 역사적 질병에서부터 '좋은 콜레스테롤' '남성 피임약' '장기 코로나' 같은 현대적 이슈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둘째, 단순한 건강 상식서가 아니라 의학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교양 과학서라는 점이다. 저자는 '물은 하루 2리터'라는 신화, '비타민D 만능설' 같은 대중적 믿음을 비판적으로 검증한다.

셋째,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책은 인슐린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청자고둥에서 발견된 물질이 인슐린 연구에 영감을 준 사례를 소개하며, 생리학적 발견이 어떻게 치료제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이어 여드름·정신노동·암 등 청소년기 고민에서 현대인의 불안까지 연결되는 주제를 만화로 설명한다.

암 파트에서는 '코끼리의 역설'을 통해 종마다 다른 암 발생률을 과학적으로 해설하며, 단순히 두려움을 자극하는 대신 의학적 이해를 돕는다.

책의 중반부는 통증·니코틴 중독·남성 불임·우울증 등 인간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를 다룬다.

7장에서는 "남녀가 느끼는 통증은 다르다"며 통증 연구의 젠더 차이를 조명한다. 저자는 의료적 편견이 치료법에도 영향을 미쳐왔음을 알려준다.

니코틴 중독에서는 담배 규제의 역사와 과학적 근거를 담았고, 남성 불임·남성 우울증 등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던 영역을 균형 있게 다뤘다.

후반부에서는 '비타민D' '좋은 콜레스테롤' 같은 보충제·식품 논란, '알츠하이머와 뇌 미생물군집' 같은 최신 의학 연구가 다뤄진다.

비타민D 챕터에서 저자는 "일상 햇빛과 음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미국의학연구소 발표를 인용하며, 과잉 마케팅을 경계한다.

알츠하이머 부분에서는 뇌 속 미생물군집이 질병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도, 결론을 섣불리 내리지 않고 과학적 탐구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김명호는 과학 전문 출신이 아니지만 글과 그림으로 과학을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다. 지금은 사이언스온, 과학 계간지 '에피', LG화학 등에서 만화를 연재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의학의 소소한 최전선/ 김명호 지음/ 이데아/ 2만 7000원

의학의 소소한 최전선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