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학은 문장이 아닌 행간으로 말한다"

[신간] '읽기와 흔들기'

[신간] '읽기와 흔들기'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오세란이 최근 어린이책의 흐름을 짚은 서평집 '읽기와 흔들기'을 펴냈다. 책은 창작동화에서 동시·그림책·그래픽노블까지 2020년대 문학 현장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독서가 위안을 넘어 세계를 흔들고 질문하게 하는 경험임을 강조한다. 책은 아동청소년문학의 최신 지형을 안내하며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성찰의 길을 제시한다.

1부는 어린이를 화자로 세운 작품을 통해 진실을 말하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분석한다. 어린이 시민 개념과 의인동화의 의미를 함께 다루며, 동시대 아동문학이 제기하는 핵심 문제를 드러낸다.

2부는 창작동화 속 다양한 주제를 비평한다. '깊은 밤 필통 안에서', '고양이 해결사 깜냥', '나는 따로 할 거야' 같은 작품은 어린이의 기쁨과 고민을 담아내며 어른과의 관계를 비춘다.

3부에서는 SF동화와 메타버스 동화, 포스트휴먼을 사유하는 그래픽노블 등을 분석한다. '너의 운명은', '긴긴밤', '책 읽는고양이 서꽁치'', '리보와 앤' 같은 작품은 어린이가 다양한 교차로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괴물, 로봇, 새로운 주민 등의 존재는 변화하는 사회에서 어린이의 자리를 묻는다.

4부는 동시와 그림책, 청소년문학을 함께 다룬다. '삼각뿔 속의 잠'처럼 예민한 감성을 담은 동시, '안개 숲을 지날 때' 같은 성장 이야기, 백희나의 그림책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어린이에게도 '내면'이 있음을 강조하며, 귀 기울여 듣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책은 팬데믹과 기후 위기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어린이책 현장을 기록했다. 약 50종의 작품을 분석해 새로운 담론의 씨앗을 뿌리고,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미래를 제안한다.

저자 오세란은 2007년 '창비어린이' 신인평론상으로 등단해 아동문학 평론을 이어왔다. 현재 '창비어린이' 편집위원이자 KBBY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그는 "좋은 문학은 문장이 아닌 행간으로 말한다"며 "독자는 행간에 귀 기울이며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비밀을 배운다"고 말한다.

△ 읽기와 흔들기/ 오세란 지음/ 창비/ 1만 8000원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