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올컷 "채찍은 필요없다…친절이라는 당근 있다면"

영국 생산성 전문가가 밝힌 친절의 과학
[신간]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

[신간]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친절한 행동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가고 스트레스 수준이 줄어든다"

영국 생산성 전문가 그레이엄 올컷은 친절이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조직의 생산성과 혁신을 이끄는 전략적 자원임을 강조한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펴냈다.

올컷은 "친절은 나약함이나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협업·몰입·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도구"라고 말하면 3부로 나눠 설명한다.

1부 '친절의 과학'에서는 경영학·심리학·행동과학 연구를 토대로 친절이 개인과 조직에 어떤 선순환을 일으키는지 설명한다. 구글이 2년간 진행한 연구에서 확인된 '심리적 안정감'의 핵심 요인도 바로 친절한 행동이었다.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문화는 친절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2부는 '무엇이 친절을 가로막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사회는 오랫동안 독재자형 천재가 성공한다는 신화를 퍼뜨려왔지만, 실제로는 친절한 리더가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례가 많다.

스티브 잡스의 고함보다 디자인에 대한 비전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고, 워런 버핏은 '월 스트리트의 늑대'보다 훨씬 큰 존경을 받았다. 올컷은 친절을 나약함이나 타고난 성향으로 치부하는 오해가 친절을 외면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3부에서는 친절을 실천하기 위한 여덟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 번째 원칙은 '친절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다. 자기 친절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타인에게도 온전히 친절할 수 없다.

이어 '기대 명확히 하기', '주의 깊게 경청하기', '항상 사람이 먼저', '겸손하라',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접하기', '느긋해져라', '친절은 당신 한 명으로 끝나지 않는다'를 차례로 소개한다. 각 원칙은 인터뷰와 사례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된다.

책은 다양한 실제 사례를 담았다. 코카콜라 마드리드 본사에서 직원들이 친절 챌린지를 실행하자, 조직 내 긍정적 경쟁과 창의성이 높아졌다. BBC 연구는 사람들이 친절하지 못한 이유의 절반을 '시간 부족'에서 찾았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카페 소스페소' 전통은 익명의 친절이 어떻게 지역 문화를 바꾸는지 보여준다. "커피를 미리 사 두는 친절은 누군가에게 하루를 버틸 힘을 준다"는 메시지는 상징적이다.

올컷은 친절을 '솔티드 캐러멜'에 비유한다. 단맛만 있으면 쉽게 질리고 소금만 있으면 짜지만,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 매혹적인 맛을 내듯, 친절은 '진실과 품위'가 결합할 때 힘을 발휘한다. 이는 곧 피드백 문화와 혁신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16년간 기업과 조직을 연구하며 친절이 성과와 연결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는 "채찍이 없어도 당근만으로도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친절이 협업과 포용의 문화를 만드는 강력한 도구임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 그레이엄 올컷 지음/ 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북스/ 1만 9500원

[신간]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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